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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개발 때 연소시험만 수백 번 … 로켓은 극한 기술의 결정체

발사대에 세워진 우주 로켓 나로호(왼쪽)와 북한의 은하-3호. 나로호는 2단, 은하-3호는 3단 로켓이다. 로켓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로켓 단 수를 늘리거나 보조로켓을 붙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나로호는 조립 뒤 발사대로 이송해 세우지만 은하-3호는 발사대에서 직접 부분품을 조립해 완성한다. [중앙 포토]
북한이 발사에 성공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의 원조는 러시아제 스커드 미사일이다. 1970년대 말 이를 들여와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탄도미사일인 노동 1호, 대포동 1호를 개발했다. 은하-3호는 이들 기술의 개량형이다.스커드 미사일을 분해해 역으로 기술을 알아냈기 때문에 아무런 기술도 없이 독자 개발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쉽게 장거리 로켓을 개발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그럼에도 스커드 미사일 도입에서부터 은하-3호 개발 성공까지는 40년 가까이 걸렸다. 이처럼 장거리 우주 로켓 개발은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극한 기술의 결정체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독자적인 장거리 로켓 기술을 보유한 나라들의 공통점이다. 최근 나로호 발사 연기와 은하-3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장거리 우주 로켓의 과학을 살펴본다.

# 시험용 연료비만 수천억원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 엔진을 개발하려면 최소 수백 번 연소시험을 거쳐야 한다. 총 연소시간으로 치면 2만 초가량 된다. 일본이 자랑하는, 액체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H2로켓은 연소 시험용 연료비만 수천억원이 들었다. 액체수소 자체가 워낙 비싸기도 하지만 그만큼 반복하지 않으면 완벽한 엔진을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하-3호나 나로호처럼 일반 연료를 사용한 로켓 엔진 개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1999년 H2로켓 발사가 실패한 뒤 태평양 해저 3000m에 가라앉은 엔진을 인양해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바다에 떨어진 로켓 잔해를 인양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극도로 어려운 일일뿐더러 소득도 별로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그 잔해를 건져내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추가 개발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었다. 로켓은 최대한 가볍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탱크 두께도 최대한 얇게 만든다. 일본 수소로켓인 H2A의 탱크 두께는 2㎜에 불과하다. 프랑스 최신 로켓인 아리안5도 유사하다. 아리안5는 내부에 기체를 가득 넣어놓지 않으면 자체 무게를 못 이겨 우그러들 정도다.

# 100% 발사 성공은 두 종류뿐


우주용 로켓은 ‘극한 기술의 결정체’라는 찬사를 받지만 실패 확률은 제법 높다. 미국의 델타4 로켓은 성공률이 94%, 러시아 소유스 로켓은 97%, 중국 창정(長征) 3C는 92%다. 100%의 성공률을 올리고 있는 로켓은 중국의 창정4, 창정2F뿐이다. 성공률 90%는 10번 쏘면 한 번은 실패한다는 의미다.

  로켓 성공률이 이렇게 낮은 것은 그 속도에 있다. 항공기보다 수십 배 이상의 초고속으로 중력을 이기며 우주로 치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 속도는 초속 8000m에 이른다. 이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지도 못하고 땅으로 떨어지고 만다. 초속 8000m는 지구를 도는 우주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릴 때의 속도일 뿐이다. 만약 지상 약 3만6500㎞의 정지궤도에 올리거나 행성 탐사를 하려면 이보다 훨씬 빠른 초속 1만2000m까지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 15만~20만 개의 부품이 완벽하게 작동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 보조 로켓 달아 추진력 더 높여

위성용 로켓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일본·프랑스·중국·인도·이란·영국·이스라엘 등 9개국이다. 은하-3호 로켓에는 무엇을 탑재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주용 장거리 로켓은 2~3단을 쌓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단 로켓만으로는 위성을 제 궤도에 올릴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로호는 2단, 은하-3호는 3단이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1단 로켓의 힘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기본형을 만든 뒤 그 주위에 약간 작은 힘을 내는 로켓 서너 개를 붙이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중국 창정은 기본형에 4개의 작은 엔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로켓 연료가 액체이면 액체로켓, 고체면 고체로켓이라고 한다. 나로호와 은하-3호뿐 아니라 미국 우주왕복선, 프랑스 아리안, 중국 창정의 주엔진은 액체로켓이다. 반면 미국의 우주발사체 타이탄4는 고체로켓이다. 로켓 전문가인 정규수 박사는 “액체로켓은 대형화와 유도 조종이 고체로켓보다 쉽다”며 “액체로켓은 연료를 밸브로 조종할 수 있지만 고체로켓은 한 번 점화되면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액체로켓은 구조가 복잡해 개발하기가 아주 어렵다. 액체로켓이든 고체로켓이든 개발 과정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이 뒤따른다. 중국에선 개발 초창기 때 액체로켓이 민가에 떨어져 59명이 사망했고 브라질에서도 고체로켓의 폭발로 21명이 숨졌다.

◆우주발사체와 미사일=위성을 우주로 실어 올리는 로켓은 우주발사체(宇宙發射體·Space Launch Vehicle), 로켓 앞머리 부분에 위성 대신 폭탄을 실으면 미사일(Missile)로 구분한다. 우주발사체의 임무는 위성을 목표로 한 우주궤도까지 올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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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