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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90% 성생활 중요…정작 관계 횟수는

성의학 전문가 강동우(왼쪽)·백혜경씨 부부. 성 문제 공론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부의 성(性)은 인간 관계 에서 가장 강렬하면서 기본적인 것 입니다. 우리 사회는 성에 관심이 크면서도 드러내길 꺼리는 이중성이 있죠. 이걸 건강하게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43), 백혜경(41) 부부의 말이다.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의 공동 원장인 부부는 2007년 중앙SUNDAY 창간 때부터 인기 칼럼 ‘부부의사가 쓰는 성 칼럼’을 연재 중이고, 방송에서도 성의학 지식을 꾸준히 소개해 온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최근 『강동우·백혜경의 발칙한 동상이몽』(동양북스)을 펴냈다. 부부가 처음 펴낸 성의학 저서다. 책에는 부부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유형별로 정리한 70여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린 시절의 심리적 상처가 부부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 성에 대한 욕구를 터놓지 못하고 겉돌다 파국을 맞은 사례, 왜곡된 성 지식으로 엉뚱한 시술을 한 뒤 부작용에 고민하는 사례 등을 매끄러운 글 솜씨로 묶어냈다. 강 원장은 정신과 전문의 시절인 2001년 『소설 의과대학』으로 문학사상사 장편소설문학상을 받은 문인이기도 하다.

 강 원장은 “성에 관한 한국인들의 독특한 이중성이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에 대한 관심이 크면서도, 정작 이를 공론화하기 어려운 문화적인 환경 탓이다. 강 원장 부부가 올해 5월 성인남녀 12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조사 대상의 90% 가까이는 ‘성생활이 인간관계에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중 기혼남녀 817명만 추려 조사해보면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인 비율이 38%까지 나온다. 월 1회 이하면 ‘섹스리스(sexless) 증후군’에 해당한다. 미국·유럽은 물론 일본보다도 높다.

 백혜경 원장은 “성 문제의 밑바닥에 심리적·정신적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근본 치료보다 약이나 비과학적인 시술에 너무 쉽게 의존하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부부가 강조하는 것은 ‘통합(Integration) 치료’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그 해결도 정신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내분비내과 등의 전문 지식을 동원해 종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부는 국내 통합 치료 분야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 부부 모두 서울대 의대를 졸업,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딴 뒤 성의학에 관심을 두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성 문제를 정신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도가 드물었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의 ‘킨제이 성 연구소’에 가게 된 이유다. 1947년 알프레드 킨제이가 세운 이 분야 최고의 연구기관이지만 문호가 좁은 것으로 유명하다. 강 원장 부부는 1년 넘게 꾸준히 문을 두드린 끝에 국내 학자로는 처음 2003년 연구원이 됐다. 이어 보스턴대 성의학연구소와 하버드대 커플 및 가족치료 센터에서 추가로 연구와 진료경험을 쌓았다.

 두 사람의 장기적인 목표도 킨제이에 버금가는 성의학 연구소를 세우는 것이다. 일반 독자를 상대로 펴낸 이번 저서 외에 내년 초에는 통합 치료분야의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등 학문적 활동도 활발히 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소수자의 성 문제에도 부쩍 관심을 기울인다. 백 원장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의 성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진지한 임상 연구나 공론화가 크게 부족하다”며 “노인 등 소수자의 성 문제를 드러내 해결책을 찾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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