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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북한 미사일 어디에 쓰나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미국대사
실패 9개월 만에 재시도한 북한의 은하3호 로켓 발사는 예견된 일이었다. 실패 당시에는 물론 그 뒤에도 북한이 발사 계획을 포기한다는 징조는 어디에도 없었다. 사실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새로운 경애하는 지도자인 김정은의 체제와 그를 둘러싼 국내정치의 안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지금 문제는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결합하는 노력을 단념할 것이냐 여부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가 이와 관련해 해야 할 계획들이다. 미사일 발사는 2개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상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을 포함한 이웃 나라 모두의 압력에도 이뤄졌다. 국제적인 비난과 함께 새로운 제재나 최소한 기존 제재를 강화하는 조치가 이어질 게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간단히 무시해 버릴 것이다. 그들도 나름의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인데, 이는 우리가 씩씩거리다 어쩔 수 없이 전 세계에 수없이 많이 있는 다른 위기로 관심을 옮기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우선 어떤 조치가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를 내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적절하게 행동하도록 설득하려면 외교적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북한의 불성실 행동보다 외교적 실패에 더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북한을 돕는 셈이 된다.

 외교활동에 대한 평가절하가 없어야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적은 거의 없다. 서로 다른 싱크탱크들이 내놓은 호전적인 성명들이 의도하지 않게 북한을 돕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2004년 당시 한국의 여론조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비록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기는 했지만 상당히 많은 응답자가 북한의 정나미 떨어지는 행동에 대해 미국을 비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 강경파들은 한국이 충분히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교를 통한 해결방안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 그들은 북한과의 대화를 비난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새로운 ‘악의 제국’인 중국이 해결이 아닌 문제의 한 부분임을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서방 비판론자들은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이를 누르는 것이 서방의 의무라고 여긴다. 객관적으로 봐도 최악의 중동 독재자보다 더욱 철저하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국 국민을 중세시절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강제노동수용소 국가를 공정하게 보기는 어려운 일이다(‘중세시절같이’란 표현은 권력세습에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사실 2004년 시작된 6자회담 동안 북한 주변 4개국을 포함한 5개국은 북한에 종전협정 체결, 적대의도 종식 보장,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경제지원, 지역연합 가입, 외교관계 수립과 민간 원자력 에너지 전환 지원 등을 제안했다. 북한은 이 모든 것에 협상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5개국은 아직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비판론자들의 지적에 따르면 북한과의 협상 역사는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위반의 역사다. 북한의 행동은 또 다른 문제다.

 다중 트랙 접근에 앞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① 협상을 위한 문을 계속 열어놓고 6자회담 합동성명에 있었던 제안들을 재확인 ② 강력한 제재 ③ 동아시아 지역에 두터운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이 가운데 셋째 트랙은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효과가 있다.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미사일 방어기술이 조만간 공격 미사일을 따라잡거나 능가하게 될 것이란 사실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폭압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전체주의 체제가 엄청난 투자를 해서 뭔가를 만들어냈지만 그것이 금세 쓸모없어진 경우가 북한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Project Syndicate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전 주한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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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