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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이젠 속임수까지 달래야 하나 혼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12일 아침, TV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 오전 9시51분에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3호가 발사되었고, 발사 직후 로켓의 움직임을 서해상에 배치되어 있던 이지스함 레이더가 탐지하였다’란 특보 자막 때문이다. 이상하다. 30분 전 읽은 신문 내용과 다르다.

 신문을 가져와 확인해 보았지만 ‘北 1·2·3단 로켓 모두 분리. 로켓을 해체해 로켓 조립동으로 이동 점검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신문에는 정확하게 쓰여 있었다.

 아차. 그들에게 당했다. 북측에서,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며 해체하는 척하고는, 다음 날 예정된 시간에 전격적으로 발사했다고 한다. 한·미 위성 관측 시간을 파악해 해당 시간에 역정보를 흘렸고, 그걸 그대로 믿은 언론은 그대로 게재한 것이고. 그런데 주변국 아무도 몰랐다니 그 속임수, 참 대단하다.

 우리의 나로호는 아직도 러시아에 배워가며 만드는 처지인데, 은하3호는 북한 자체 개발이라니, 40여 년에 걸쳐 군수산업을 키운 결과가 크긴 하다. 100㎏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은하3호. 인공위성 대신 핵을 실으면 핵미사일, 결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셈이며, 그 사정권 안에 미국 본토도 있다는데.

 그럼 이제,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굶는다는데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동안 지원했던 식량으로 군량미도 쓰고 은하3호도 만든 거라는데 마냥 도울 수도 없고.

 이번 정부는 ‘핵 포기하면 지원하겠다’고 달랬고, 지난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늘리는 햇볕정책으로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야망을 포기시키려고 애썼고. 달래주고 도와주면 핵 포기할 줄 알고, 그래서 추진했던 전략들인데. 이제,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전문가 말에 따르면 오늘이든 내일이든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핵 포기가 목적이었던 기존 협상은 이제 의미도 없고, 옛날 협상방식 또한 그들에게 먹히지도 않을 거다.

 국방부는 할 말이 궁했던지 ‘은하3호 발사한 뒤 우리의 이지스함 레이더가 재빠르게 40초 만에 탐지했다’ 하던데. 로켓의 40초면 서울에 도착하고도 남는 긴 시간이다. 쏘기 전에 탐지했어야 했다. 그들은 지금 은하3호에서 떨어진 잔해물만 줍고 있던데.

 포기하면 준다고 살살 달래도 안 되고, 대화와 협력도 안 되고. 그렇다고 혼내줄 능력은 더더욱 안 되고. 든든하다는 미국만 믿자니 그 또한 불안하고. 부부끼리도 가만있다가 뒤통수치는 경우가 있는데, 하물며 국가끼리 마냥 얼굴만 바라보며 의존할 수도 없지 않은가.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우선이겠지만, 나라 자체의 힘을 키우자. 내 나라 확실히 지켜내려면 내 나라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그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거다. 새 정부에 큰 기대를 품어본다.

글=엄을순 객원칼럼니스트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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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