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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3호 성분 밝히면 북 무기거래 검증할 ‘지문’ 활용

12일 평북 동창리 기지에서 발사된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동체 일부가 서해상에 떨어졌다 이틀 만에 우리 해군에 수거됐다. 14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부두에서 국방부 출입 기자단에 공개된 1단계 동체엔 흰색 바탕에 ‘은하’라고 쓴 파란색 한글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수거된 부분은 길이 7.6m, 직경 2.4m 크기다. 인양 당시 바닷물이 들어차 무게가 13t에 달했지만, 실제론 3.2t인 것으로 파악됐다.

은하 3호 추진체 상단 모습 해군이 인양한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1단계 추진체 상단부가 14일 평택 해군 2함대에서 공개됐다. 엔진에 연료 등을 공급하는 밸브와 끊어진 전선①, 추진체 상부②, 신배기 밸브③, 발사대 지지 부위④, 신배출 밸브⑤가 보인다. [평택=오종택 기자, 연합뉴스·뉴스1]▷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체 곳곳엔 용접 흔적이 남아 있었다. 몇 개의 철판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하나의 원통을 만든 것이란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옆쪽엔 ‘신배기’‘신배출’‘신공급’이라는 붉은색 글씨가 써있고 바로 옆에는 밸브가 설치돼 있다. 파란색으로 ‘지지부’라고 쓴 글도 드러났다. 동체 하단에는 로켓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관이 지나가는 곳으로 추정되는 구멍 4개가 뚫려 있고 끊어진 전선 가닥이 늘어져 있었다. 군 관계자는 “연료탱크이거나 산화제탱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1998년 작성한 ‘다계단(다단계) 로켓 단면도’는 이 부분을 ‘연소·산화제 탱크’로 표시하고 있다.

 로켓의 맨 밑부분에 해당하는 1단 추진체인 인양 동체는 고도 98㎞ 상공에서 분리된 후 추락했지만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 보존 상태가 좋아 북한 로켓 구조와 기술수준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부가 비어 있는 형태인 데다 바다로 떨어져 심하게 파손되지 않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방부는 동체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김민석 대변인은 “연료의 성분과 용량, 로켓 동체의 재질, 1단 로켓 추진체의 추진력 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ADD의 전략무기 전문가는 물론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항공우주연구원 전문가도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옛 소련과 이란의 미사일을 분석한 경험이 있는 미국 전문가들이 기술자문위원으로 공동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성분분석을 하면 북한만이 쓰는 특이한 소재 구성이나 조립패턴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무기 해외판매나 특정 국가와의 기술교류 동향을 추적할 수 있는 지문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북한 로켓 동체 일부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었던 건 발사 초기 궤도추적 작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해군 세종대왕함은 발사 직후인 12일 오전 11시29분께 낙하지점을 포착했고, 예상 낙하지점에 투입됐던 해군 특수부대 요원이 즉각 회수 준비작업을 벌였다. 해군은 진해기지에서 수리 중이던 구조함 청해진함(3200t)을 현장에 급파해 13일 오후 3시34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심해잠수부들을 투입했다. 결국 해저 88m의 뻘에 박혀 있던 추진체를 밧줄에 묶는 데 성공했고 이튿날 오전 12시26분 인양을 마쳤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핵과 미사일 물자가 북한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또 “안보리 논의에 우선 참여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자체적으로 (제재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독자적 제재카드’를 언급한 건 중국의 비협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친필 명령’을 내렸고, 발사 50분 전 평양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찾아 지켜봤다고 밝혔다.

정용수,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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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