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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빵·멜론빵 … “부드럽고 촉촉한 맛에 반했어요”

오후 2시. 신사동 가로수길의 일본 베이커리숍 ‘도쿄팡야’. 카레빵과 도쿄링고가 담겨 있던 쟁반이 비어있고 가격표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아침에 만든 빵이 모두 팔린 것이다. 일본인 제빵사 고바야시가 수량을 체크하고 다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갓 구워낸 크림빵을 오븐에서 꺼내며 쟁반에 있던 빵을 구입하려고 하던 손님에게 서툰 한국말로 말했다. “이 걸로 가져 가세요. 지금 막 구워서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강남서 인기끄는 일본 베이커리숍

글=하현정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카레빵·멜론빵·미소빵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식 빵이 최근 인기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파는 빵과 비교할 수 없는 부드럽고 촉촉한 맛 때문이다. 패스트리나 크로와상 등 화려하면서 바삭바삭한 식감의 유럽 빵과는 확연히 다르다. 오후 2~3시가 되면 인기 빵은 거의 모두가 품절되고 제빵사는 추가로 빵을 굽는다. 대부분의 빵이 팔리면 매장은 그날 영업을 끝낸다.



 획일화 된 맛, 거친 식감과 건조한 맛을 내는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은 만족스러운 간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색다른 빵은 없을까’라는 욕구가 일본식 베이커리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빵 한 개당 200~3000원, 다소 비싸지만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부드러운 빵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물론 일본에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숍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이 상권을 모두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빵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동네 빵집 마다 나름대로 특화된 메뉴와 스토리로 가게를 특화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일본에는 150년이 넘도록 단팥빵만 만드는 빵집, 카레빵 전문점, 멜론빵 전문 베이커리 등 전문화된 베이커리숍이 꾸준히 영업 중이다. 이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빵, 가게 만의 스토리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카레빵, 한국인 취향에 맞춰 튀기는 대신 구워



‘도쿄팡야’ ‘라뜰리에 모니크’ 등 일본 스타일의 빵집은 케이크나 쿠키 보다는 빵에 비중을 두어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곳들에서는 국내 빵집에서 맛볼 수 없는 낯선 빵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주부 황선영(38·강남구 신사동)씨는 “멜론빵·명란 바게트·야끼소바빵 등 빵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식재료들이 함께 있어서 처음엔 구입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맛을 보니 의외로 잘 어울려서 즐겨 사 먹는 메뉴가 됐다”고 전했다. 이들 빵은 일본 현지 빵집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기본 빵들이다. 일본에서는 간식 보다는 식사 대용으로 빵을 즐기기 때문에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빵이 인기다.



아침 출근길 8~9시에는 갓 나온 따끈따끈한 카레빵과 멜론빵을 사기 위해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가게 앞에 줄을 서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후 8시 정도에 손님이 가장 많다. 식사 후 출출할 때 간식용으로 즐기기 위해 구입하는 것이다. 도쿄팡야의 대표인 야스마는 “논현점 오픈 때 오전 8시에 문을 열었는데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너무 이상했다”며 “한국 사람들이 빵을 식사 대용보다는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는 걸 안 다음에는 다른 한국 빵집들처럼 오전 11시에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에 가장 먼저 일본식 베이커리숍 바람을 일으킨 도쿄팡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인기 메뉴는 단연 ‘카레빵’이다. 원래 일본에서는 크로켓처럼 튀겨서 만들지만 칼로리와 건강을 생각하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오븐에 굽는 것으로 변형시켰다. 야스마는 “담백한 것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튀기는 것보다는 굽는 것이 더 잘 맞을 것 같았다”고 말하며 “묽은 카레 소 대신 밀가루와 버터를 넣어 만든 크림 스튜에 카레를 살짝 섞어 농도를 조절하며 카레 페이스트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카레 페이스트에 달걀이나 버섯을 추가한 달걀 카레빵, 버섯 카레빵도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식신로드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됐던 ‘도쿄링고’라는 빵은 사과 하나가 그대로 사용되는 특별한 빵이다. 고바야시가 이전에 근무했던 일본 현지의 빵집에 허락을 구해 한국에 소개하게 된 메뉴다.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크림빵은 일본의 유명 베이커리숍인 ‘나카무라야’에서 처음으로 만든 메뉴다. 버터와 우유를 듬뿍 넣어 단팥빵보다 영양 높은 빵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정통 멜론빵 고소한 맛 덕에 한국서도 인기



멜론빵은 무슨 맛일까. 처음에는 낯설게 느끼던 사람들도 한번 맛을 보면 단골 메뉴가 될 정도로 인기가 있는 메뉴다. 빵 반죽에 쿠키 반죽을 덧입힌 다음 구워내 쿠키와 빵의 중간적인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맛으로, 멜론즙을 살짝 넣은 기본 멜론빵과 딸기 퓌레나 녹차 가루를 가미한 녹차 멜론빵, 초코칩 멜론빵 등이 있다. 반죽에 녹차 가루를 섞어 녹차 반죽을 만들고 속에 녹차 커스터드를 넣으면 녹차 멜론빵이 완성된다.



 일본 베이커리숍에서는 재미있는 캐릭터 빵도 주요 메뉴다. 인기를 끌었던 호빵맨 단팥빵과 물개 크림빵· 수달 크림빵·곰 단팥빵·거북이 멜론빵·사자 단팥빵 등은 어린이들이 즐겨 선택한다.



 소시지빵이나 달걀 에그빵, 어니언 치즈 브레드 등은 한끼 식사를 대신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하기도 한다.



제빵사와 손님 교감하는 오픈 키친



일본식 베이커리숍은 대부분 오픈 키친 형태다. 빵을 만들면서 손님들이 오가는 모습, 빵을 고르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들의 취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손님들 또한 빵이 어떻게 구워지는지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 빵을 통해 제빵사와 사람들이 교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오픈 키친에서 대부분 하루에 3차례 이상 빵을 구워낸다. 메뉴 별로 소량씩 나누어 구워 되도록이면 손님들이 갓 나온 가장 맛있는 빵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픈과 함께 대표 메뉴를 포함한 빵의 대부분을 구워내고 한 두시간 후 나머지의 빵이 추가로 구워져 나온다. 그리고 오전에 만들어 놓은 빵이 다 팔리면 일부 메뉴에 한해 추가로 구워낸다.



 당일 저온 숙성한 생반죽을 이용해 빵을 만들고 만든 빵은 당일 모두 판매하는 것 또한 일본식 베이커리의 특징이다. 매일 소량의 빵만 만들어 판다.



 서초동의 트로이는 오전 8시 오픈과 함께 우유 식빵과 앙금빵, 토스트류가 완성돼 매장에 놓인다. 오전 11시에는 카레빵, 레체 브레드들이 구워져 나온다. 이후 오후 시간대에 소량의 빵이 추가로 완성된다.



 도쿄팡야는 오전 11시에 카레빵과 멜론빵·크림빵·식빵 등 전체 빵의 80% 정도가 나오고, 오후 1시에는 바게트 등 나머지 빵들이 구워진다. 오후 3시가 되면 품절된 빵을 추가로 굽는다. 하나하나 비닐로 포장돼 있는 프렌차이즈 빵집의 빵과는 달리 쟁반에 하나하나 그대로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는 점 또한 일본 빵이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단, 오후 4시 이후에는 빵의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로 포장을 해둔다.





[인터뷰] ‘도쿄팡야’ 제빵사 고바야시 스스무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빵과 한국 사람들이 즐기는 빵이 차이가 있나.



 “일본에서는 빵을 간식이나 디저트라기보다 온전한 한끼 식사로 생각한다. 식빵이나 바게트 같은 식사빵이 가장 많이 팔린다. 카레빵이나 크림빵으로 식사를 대신하기도 한다. 크림빵과 카레빵은 멜론빵, 단팥빵과 함께 일본인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빵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 빵집에서도 인기 메뉴로 상위 랭크 되고 있다.”



-도쿄팡야가 서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정확한 레시피에 근거해 빵을 만들기 때문에 빵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손님들의 취향을 세심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한 덕도 있다고 본다. 인근 직장인 몇몇은 일주일에 5일 동안 빠짐 없이 가게에 와서 빵을 사 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단골 손님이 어떤 빵을 즐겨 구입하는지 눈 여겨 본다. 오븐에서 막 빵이 나오려던 참이면 새 빵을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주로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빵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식빵 같은 경우는 두께를 달리 해 썰어놓기도 하고 아예 덩어리 식빵도 구입할 수 있다.”



-한국의 동네 빵집들이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쿠키부터 케이크까지 모든 종류의 베이커리를 다 만들어 파는 것보다 특정 분야를 특화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본의 경우 카레빵 전문점·케이크 전문점·롤 케이크 전문점 등 특정한 메뉴를 강화해 판매하거나 아에 단일 메뉴를 만들어 판매해 고정적인 손님을 확보해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강남 지역 일본식 베이커리숍



도쿄팡야
뉴욕에서 베이커리를 공부한 후 도쿄 시모기타자와의 유명 빵집 안젤리카에서 경력을 쌓은 후지와라 야스마와 일본 정통 제빵 기술을 익힌 고바야시 스스무 두 제빵사가 직접 빵을 만든다.



인기빵 카레빵 2000원, 도쿄링고 5000원, 말차 멜론빵 2500원



영업 시간 가로수길점: 오전 11시~오후 10시, 논현점: 낮 12시~오후 8시 / 주소 가로수길점: 신사동 543-8, 논현점: 논현동 211-9 / 문의 가로수길점: 02-547-7790, 논현점 02-540-7790





트로이 예술의 전당과 서울고길 사이 골목에 있는 동네 빵집. 동경제과학교 출신이자 나폴레옹 제과점 경력의 임경남 파티셰가 운영하는 곳이다. 주택가에 클래식 악기점들이 모여 있어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다.



인기빵 카레 볼케이노 2200원, 초코롤케이크 1만원, 로즈마리 포카치아 3500원



영업 시간 오전 8시~오후 11시



주소 서초구 서초동 1482-7



문의 02-2055-0482



라뜰리에 모니크 일본 제빵계의 6대 장인 중 한 명인 스기야마 히로하루가 한국에 낸 매장. 이스트 없이 장시간 발효 숙성시켜 만들어 달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들깨나 미숫가루, 파 등을 넣은 이색적인 레시피의 빵도 많다.



인기빵 후류이 2800원, 후류이 아리꼬르쥬 5000원, 크로와상 2400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30분



주소 강남구 청담동 80-21



문의 02-549-9210



빠비뚜엡 동경제과학교를 졸업한 파티셰가 일본식 유럽빵을 콘셉트로 다양한 빵들을 선보인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상태로 빵을 공급하기 위해 하루에 3번 빵을 구워낸다.



인기빵 세사미로브 4500원, 고구마빵 3800원



영업 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일요일 휴무)



주소 강남구 논현동 80-24 문의 02-515-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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