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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 키워드 된 전교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10일 가진 기자간담회를 전교조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그는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이수호 후보의 출마는 반미·친북집단인 전교조가 전면적으로 서울교육을 장악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를 향해 “전교조와의 관계 청산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의 전교조 위원장 경력을 문제 삼는 건 보수성향의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최명복 후보는 지난 6일 TV토론회에서 “전교조·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 후보는 교육감이 아닌 정치를 해야 할 분”이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맞대응을 하기는커녕 거리유세나 연설에서 ‘전교조’라는 단어조차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쪽은 ‘전교조’를 들춰내느라 애쓰고, 다른 한쪽은 ‘전교조’를 감추느라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이 아닌 전교조가 키워드로 자리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전교조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 때문으로 분석한다. 전교조와 관련된 경력이 언급된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 것이다.

 실제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해진다. 본지가 6~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용린 후보가 16.4%로 1위, 이수호 후보는 9.7%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거의 같은 기간(7~8일) 있었던 SBS-TNS 조사에선 이 후보가 21.6%로 문 후보(20.5%)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가 크게 다른 두 조사에서 가장 큰 차이는 이 후보에 대한 경력 소개였다. 본지는 이 후보를 ‘전 전교조 위원장’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SBS 조사에선 ‘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출신’이라고 알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상당수 유권자가 전교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전교조 위원장 경력이 강조되면 이 후보가 상당히 불리하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는 “보수진영 후보들로서는 19일 선거일까지 어떻게든 전교조라는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공략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 후보 측도 인정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경력을 드러내지 않은 자체 설문조사에선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며 “굳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전교조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과의 연관성 부각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가 14일 홍성교도소에 복역 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면회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씨 측에 유세지원도 요청했다.

 보수진영은 ‘전교조’라는 효과적인 키워드를 찾아냈지만 속으로는 고민이 적지 않다. 보수진영 후보가 네 명이나 돼 표가 분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등 1000여 개 보수단체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단일후보는 문용린뿐이며 나머지 세 후보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도 이러한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상면·남승희 후보 등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이희범 사무총장은 “이대로 가다간 2010년 교육감 선거처럼 진보진영에 당선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광재 한국메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사무총장은 “ 공약을 놓고 대결해야 할 후보들이 이념논쟁이나 정치놀음에만 몰입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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