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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다른 내년 증시 전망

사람은 미래를 좋게 보는 편향(바이어스)이 있다. 주식 투자자는 더 그렇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편향의 정도는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 한 조사기관이 연말 이듬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었더니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응답자는 비관 전망을, 주식을 보유한 응답자는 낙관 전망을 내놓는 이가 더 많았다.

 미국도 비슷하다. 11일(현지시간) 내년 시장을 두고 두 개의 극단적인 전망이 나왔다. 시장을 낙관하는 쪽은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다. 주식 관련 업무로 돈을 버는 곳이다. 이날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BoA메릴린치는 내년 말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600을 돌파할 것으로 봤다. 현재 S&P500지수는 1428포인트. 1년 뒤에는 증시가 12%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BoA메릴린치가 시장을 낙관하는 건 이제 막 시작된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세 때문이다. 내년에는 더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에 대한 기대도 더했다. 중국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봤다. 이 회사의 주식 전략가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내년 강세장을 확신한다”며 “시장은 신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BoA메릴린치가 내년 미국 경제를 좋게 보지는 않는다. 내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5%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2% 안팎 예상)보다도 못한 셈이다. 그런데 세계 경제에 대해선 긍정적 입장이다. 올해(3.1%)보다 높은 3.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경제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곳은 BoA메릴린치가 유일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은 대부분 다국적 기업이다.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미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경제가 별로인데도 미국 증시가 선전할 수 있다고 BoA메릴린치가 판단하는 이유다.

 반면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PIMCO)의 전망은 다르다. 같은 날 이 운용사의 사우밀 파리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회사 홈페이지에 12월 보고서를 올리고 내년 시장을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서 그는 “세계 성장률이 올해 약 2%에서 내년엔 1.3~1.8%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3.6%)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3.4%)는 물론이고,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3.3.%)의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은 2.5%다.

 파리크 매니저는 보고서에서 내년 말 S&P500 지수가 얼마를 기록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증시를 낙관했던 BoA메릴린치의 세계 성장률 전망치가 3.2%인 걸 감안하면 핌코가 내년 증시를 얼마나 비관적으로 보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이 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그로스 회장의 전망과도 맥을 같이한다. 그는 4일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올해 마지막 투자서한에서 “높은 부채 비율, 중국의 성장 둔화, 노동인구의 고령화 등 구조적 어려움으로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 세계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은 2%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주식과 채권 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낙관론이 우세하다. 최근 가격이 오르고 매매가 활성화되는 등 미국의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커지고 있다. 기업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시행하며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도 호재다. 증시 위험 요소인 ‘재정 절벽(fiscal cliff)’ 상황에 실제 부닥치리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씨티그룹은 1년 뒤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13% 더 올라 1615포인트는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오펜하이머·골드먼삭스 등도 내년 미국 증시 강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UBS는 1년 뒤 S&P500 지수가 지금보다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공인재무분석사(CFA) 협회가 매년 전 세계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귀금속이나 상품·현금·채권 등보다 주식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1년 전에는 그 비율이 4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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