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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블랙 먼데이’ … 어제 겨울철 최대치 기록

10일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에서 남호기 이사장(오른쪽)과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이 전력수요관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서울의 기온이 영하 11.8도까지 떨어진 10일 아침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거래소 ‘겨울철 전력수급 비상대책상황실’.

 직원들은 상황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전 8시부터 치솟기 시작한 전력수요가 오전 11시10분 순간전력수요가 7470만㎾를 찍었다. 동시에 예비전력은 404만㎾(예비율 5.4%)로 곤두박질쳤다. 그러자 “이러다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터져나왔다. 예비전력이 400만㎾ 아래로 떨어져 20분 이상 지속되면 ‘관심’이, 3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주의’ 단계가 발령된다. 결국 이날 오후 5시44분 예비전력이 350만㎾까지 떨어져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경보는 36분 만인 오후 6시20분에 해제됐다. 전력 당국은 ‘관심’ 단계가 발령되자 오전부터 해오던 절전대책을 더욱 강화했다. ▶미리 약정한 산업체의 절전 ▶지능형 수요 관리 ▶전압 낮추기 등 수단을 총동원했다. 상황실 관계자는 “적극적인 수요 관리가 없었다면 예비전력이 100만㎾ 아래로 떨어져 순환정전을 해야 하는 긴급상황이 닥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기록적인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은 이달 들어 열흘 동안 최저기온 평균값이 영하 7.1도였다. 이는 1956년 12월 초순(1~10일)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8.5도를 찍은 이후 56년 만의 강추위다.

일반적으로 영하 10도 안팎에서 온도가 1도 떨어지면 전력수요는 80만~100만㎾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성택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장은 “예상(서울 영하 9도)보다 기온이 2.8도나 더 내려가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전력수요는 한 시간 평균값 기준으로 7427만㎾로 동절기 최고치(올 2월 2일 7383만㎾)를 경신했다. 역대 최대치(올 8월 6일 7429만㎾)에는 겨우 2만㎾ 모자랐다.

 강추위와 전력수요 증가 사이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본지가 전력거래소와 기상청 자료를 바탕으로 겨울철 최대전력수요(전력피크) 발생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추운 주말과 이어진 월요일에 전력수요가 폭증했다. 2008년 이후 현재까지 겨울철 전력피크가 발생한 6일 중 월요일이 세 번, 목요일이 두 번, 수요일이 한 번이었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반장은 “추운 주말을 지내고 난 월요일 아침에는 차가워진 사무실·상가를 데우느라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전력당국 입장에서 보면 ‘블랙 먼데이’인 셈이다. 목요일에는 난방 에너지뿐 아니라 주말을 앞두고 사무실·공장 등에서 작업·생산을 늘리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급증한다는 설명이다.

 전력피크 발생 전날의 기온도 전력사용량에 영향을 미쳤다. 2008년 이후 전력피크가 발생한 날 서울의 아침기온 평균값은 영하 12.9도였고 전날 최저기온도 영하 12.5도나 됐다. 반짝 추위 때문이 아니라 연이은 추위에 전력 사용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또 2006년 전에는 겨울철 전력피크는 저녁이나 밤시간에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이후에는 오전 11시나 낮 12시가 요주의 시간대가 됐다. 과거에는 야간 조명이나 가정 난방이 전력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사무실·상가의 난방 비중이 더 커진 때문이다. 2009년부터는 여름철보다 겨울철 전력피크 때의 전력사용량이 더 많은 것도 특징이다. 김성완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팀장은 “전기는 다른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하는 2차 에너지여서 전력으로 난방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 전기가 기름보다 값싸고 편리한 상황에서는 전기 사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02~2011년 전기요금이 21% 오른 반면 가스는 72%, 등유 145%, 경유는 165% 상승했다.

 하지만 단열이 잘 되지 않은 주택에 사는 저소득층에는 전기장판 등이 필수적인 난방 수단이어서 전기요금을 올리기도 어렵다. 한국전력 경제경영연구원 윤용범 박사는 “발전소를 세워 전력을 충당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국민 각자가 에너지 절약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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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