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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간 압박하다 30초 남기고 사인

협상 마감 시한 30초 전까지 버티는 담력과 마지막까지 선수에게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는 추진력.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0·사진)가 탁월한 협상 기술로 류현진을 수백억원대 거부로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기자 팀 브라운은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보라스의 협상력이 대단했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LA) 시간으로 9일 오후 1시59분30초(한국시간 10일 오전 6시59분30초)에 계약했다. 협상 마감 시한을 불과 30초 남긴 시각이다.

 애가 탄 쪽은 다저스였다. 최근까지 다저스 담당 기자들의 예상 계약액은 6년 기준 보장금액 3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보라스는 옵션을 포함해 최대 1200만 달러를 더 끌어냈다. 마크 프라이어(보스턴)의 협상 마감 전 93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의 77초 계약을 이끈 것도 보라스였다.

 다저스가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거액으로 류현진 포스팅에 성공했을 때 보라스는 “류현진이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계약을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다저스는 6년의 장기계약을, 보라스는 3년 이하의 단기계약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협상 마지막 날 보라스는 극적으로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고객을 위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았다. 보라스는 물러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보장액을 높였고 ‘750이닝을 채울 경우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옵트 아웃’ 조항을 추가했다. 보라스는 류현진 연봉의 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보라스는 야구 선수였다. 하지만 4시즌을 마이너리거로 활동한 뒤 무릎부상으로 은퇴했다. 법률을 공부하고 1982년 로펌에 입사했던 그는 이듬해 야구전문 에이전트의 길로 들어섰다.

  97년 그레그 매덕스의 5년 최대 5750만 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을 이끌더니, 이듬해 케빈 브라운의 7년 1억500만 달러, 2000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5200만 달러로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2002년 박찬호가 텍사스와 5년 최대 6500만 달러의 FA 계약을 할 때도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보라스는 탁월한 협상력으로 류현진의 빅리그 입성을 도왔다.

하남직 기자

◆옵트아웃(Opt-out)=선수와 구단의 상호 동의하에 기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한. 류현진의 경우 시즌 수에 상관없이 메이저리그에서 총 750이닝 이상 던졌을 경우 다저스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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