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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 메시, 천하를 뒤집다

리오넬 메시가 10일 레알 베티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15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메시는 전반 24분에도 골을 추가하면서 올해에만 86호 골을 넣어 게르트 뮐러(독일)의 한 해 최다 골 기록(85골)을 40년 만에 갈아치웠다. [로이터=뉴시스]

전반 24분. FC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이니에스타(26)가 상대팀 레알 베티스의 위험지역 왼쪽에서 힐패스를 시도했다. 뒤에서 기다리던 리오넬 메시(25)가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메시의 발끝을 떠난 볼은 상대 골문 오른쪽 가장자리에 꽂혔다.

 이 한 골의 의미는 특별했다. 2012년 메시가 기록한 86번째 득점이었다. 1972년 이후 ‘폭격기’ 게르트 뮐러(독일)가 갖고 있던 한 해 최다골 기록(85골)이 40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10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 에스타디오 베리토 비야마린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메시는 전반 15분과 24분에 연속골을 터뜨려 바르셀로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천재형 선수지만 스스로의 힘만으로 현재의 자리에 오르진 않았다. 메시가 세계축구를 뒤흔드는 특급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헌신이 있었다.

 ◆천재를 발굴한 바르샤의 눈

늘 또래보다 한 뼘씩 작았던 메시가 축구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건 바르셀로나의 적극적인 투자 덕분이었다.

 아르헨티나 북동부 산타페주(州) 로사리오 출신인 메시는 현지 유소년 클럽에서 뛰어난 축구 실력을 발휘했지만, 성장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특이 질환으로 고통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시골 마을에서 ‘비운의 천재’로 사라질 뻔했던 메시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팀이 바르셀로나다. 아르헨티나에서 운영 중이던 바르셀로나 축구교실의 총 책임자가 메시의 기량을 점검한 뒤 전격 계약을 맺었다. 바르셀로나는 13세였던 메시의 바른 성장을 위해 온 가족을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시키고 생활비를 지급하는 한편, 매달 한 번씩 맞는 성장 호르몬 주사 비용도 부담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로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르샤 시스템이 낳은 완성체

메시를 최고의 골잡이로 진화시킨 건 바르셀로나 선수 육성 프로그램이다. 기술뿐 아니라 창의성·협동심·희생정신 등 축구선수에게 필요한 덕목을 강조해 약점이 없는 선수로 만들었다.

 유년 시절의 메시를 가르친 페페 세레르(46) 대교 시흥 FC바르셀로나 축구학교 총감독은 “메시는 어려서부터 순간 스피드가 탁월했지만, 그 이유 때문에 월반을 거듭한 건 아니었다. 경기력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인 선수들 못지않게 성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시는 늘 동료를 먼저 생각하고 누구보다 오래 훈련하는 선수였다. 그런 장점이 경기 중의 침착성과 집중력으로 나타난다”고 칭찬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선수 기용 원칙도 바꿔놓았다. 바르셀로나는 20세 이하 선수는 가급적 1군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 전통을 지켜왔지만, 메시 때문에 이를 포기했다. 2004년에 당시 17세이던 메시를 프리메라리가에 데뷔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전술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진정 뛰어난 선수는 팀과 함께 성장한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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