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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유권자 60%가 부동층인 서울교육감 선거

천인성
사회부문 기자
8일 오후 3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유세가 있던 서울 광화문 광장. 청중 사이로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패딩 점퍼를 입은 이들이 보였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후보의 운동원들이었다. 박 후보가 도착하자 박 후보 지지자는 문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탔고, 문 후보 운동원들은 “박근혜, 문용린”을 외쳤다.

 오후 6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유세장엔 진보 측 교육감 후보인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이 나타났다. 문 후보와 이 후보는 어깨동무를 하고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양측 모두 사실상 대선 후보, 교육감 후보 간의 공동 유세였다. “누구를 지지한다”는 발언만 피했을 뿐이다. 정당의 교육감 후보 지지, 교육감 후보의 정당 지지를 금지한 현행법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높지 않다. 6~8일 본지가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라고 서울시민들에게 물었더니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이 63.1%나 됐다. 1주 전(60.1%)에 비해 부동층이 더 늘었다. ‘대선 후보 러닝메이트’로 역대 교육감 선거 중 최고의 관심을 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투표용지 기재 순서를 정당 기호로 오인하는 ‘로또 선거’가 재연될 우려가 나온다.

 유권자의 무관심은 후보들이 자초한 면이 적지 않다. 초반부터 후보들은 정책 대결 대신 대선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된 문 후보의 포스터는 새누리당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친(親)전교조 측 이 후보는 민주당 상징색인 노란색을 바탕색으로 썼다. 두 후보의 운동원 복장, 유세 차량도 멀리서 보면 대선 후보의 운동원·차량과 구별하기 힘들다.

 반면 중량감 있는 정책 제시는 드물었다. 문 후보 측은 선거운동 1주일 뒤에야 정책자료집을 내놓았다. 이 후보 측 공약은 대부분 곽노현 전 교육감의 정책을 답습했다. 이젠 아예 이념 대결과 인신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 “전교조와 결별하라”(문 후보), “사교육업체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이 후보) 등 서로를 헐뜯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는 듯하다.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건 이념·노선이 아니라 학생·학부모에게 고통을 주는 교육 현안을 풀 수 있는 식견과 전문성이라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이번 교육감 선거도 대선에 묻힌 ‘로또 선거’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투표일까지 8일 남았다. 후보들은 수도 서울의 교육 수장이 되면 무엇을 하려는가. 교육에 대한 비전과 철학, 능력을 보여주는 치열한 실력 경쟁을 벌여야 한다. 60%의 부동층은 그런 후보에게 마음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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