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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시상식에 평화는 없었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의 평화상 수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노르웨이 오슬로 거리로 몰려나와 긴축재정으로 인한 고통 등 EU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오슬로 AP=연합뉴스]

27개 회원국, 약 5억 명의 정치·경제 공동체 유럽연합(EU)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토르비에른 야글란 위원장은 “EU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빚어진 반목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가 간의 우정과 공동체의 평화를 조성하는 데 공헌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EU의 수상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우리는 EU가 완벽하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라 함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덧붙였다.

 헤르만 반롬푀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이 대표로 메달과 인증서를 받았다. 112년 전통의 이 상을 지역 공동체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헤르만 반롬푀위 EU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이 인증서를 들고 있다. [오슬로 AFP=연합뉴스]
 EU의 수상은 편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7개 회원국 중 영국·스웨덴·체코 등 7개국의 정상이 시상식에 불참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닉 클레그 부총리를 대신 보냈다.

정상들이 모두 모이지 못한 것은 경제위기로 인해 도드라진 회원국 간의 불화를 상징했다. EU 국가들은 최근 그리스 구제 방안, EU 예산 규모 등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회원국 내부에선 EU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 커가고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썰렁한 잔치가 됐다. 슐츠 의장은 “(앞으로 잘하라는 뜻의) 경고로 받아들이자”고 말했다. EU는 약 13억원의 상금을 전쟁으로 피해를 본 어린이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전날 오슬로 시내에서는 EU의 수상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U 가입 반대 운동을 벌여온 노르웨이 정치 조직이 주도한 시위에는 약 1000명이 참가했다. 노벨 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이 아니다. 시위대는 정상들이 묵고 있는 호텔 앞으로 몰려가 “EU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외쳤다. 이 시위에는 그리스의 반EU 정당 ‘시리자’ 소속의 국회의원 디미티리스 코델라스도 참여했다. 그는 “(무리한 긴축 요구로) 그리스를 암흑세계로 몰아간 EU에 노벨 평화상을 주는 것은 회원국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항의도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즈먼드 투투 주교(1984년 수상)와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코리건매과이어(76년), 아르헨티나의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80년)은 노벨위원회에 “EU는 노벨상 창설자의 의도에 부합하는 ‘평화의 챔피언’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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