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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215) 내년 ‘회갑’ 맞는 해양경찰

최경호 기자
지난달 17일 독도 남서쪽 1.4㎞ 해상에서 40t급 어선이 암초에 부딪쳐 침몰했습니다. 배에 탔던 선원 9명은 모두 기적처럼 구조됐습니다. 독도를 지키던 동해해경 소속 해경들이 신속히 구조작업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해양경찰은 해양 구조활동 외에도 해양주권 수호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해양영토 전쟁 속에서 날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해경에 대해 알아봅니다.



해경, 함정 289척 항공기 23대로 국토 4.5배 해양영토 치안 맡아

경찰청서 분리 후 급성장 … 인력·장비 10배↑



해양경찰은 1953년 12월 23일 내무부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로 출범했다. 당시 해군이 넘겨준 181t급 소형 경비정 6척과 658명의 대원으로 조직을 꾸렸다. 같은 해 제정된 어업자원보호법에 따라 관할 수역의 치안과 일본 등 외국 선박의 불법 어로행위를 단속하기 위해서였다.



해경은 출범 초부터 70년까지 인력과 보유 함정 수를 늘려가며 조직의 규모를 넓혀갔다. 69년에는 농림부가 갖고 있던 어로보호 업무도 넘겨 받는 등 업무 영역도 확대됐다.



 1980~90년대는 다양한 사건·사고를 처리하며 조직의 역량을 키워간 시기였다. 해경은 93년 10월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292명의 사망자를 낸 여객선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당시 수습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앞서 80년 6월에는 충남 격렬비열도 해상에 침투한 북한의 간첩선을 해군과 합동으로 격침시키기도 했다.



해경 특공대원들이 지난해 11월 17일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위로 뛰어오르자 선원들이 급히 달아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 측 EEZ(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단속에 적발되면 10여 척씩 무리를 지어 저항하는 등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해경은 경찰청에서 분리된 후 조직 규모와 업무 범위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경찰청 산하에 있던 해경은 96년 8월 해양수산부(현 국토해양

부) 외청으로 독립했다. 현재는 직원 1만652명과 함정 289척, 항공기 23대 등을 보유한 세계적인 해상치안기관으로 성장했다. 해경 인력은 경찰관 7818명(73.4%)과 전투경찰순경 2183명(20.5%), 일반·기능직 공무원 651명(6.1%)으로 구성돼 있다.



 본청에 치안총감인 해양경찰청장과 치안정감인 차장이 6국 23과의 조직을 통해 1만여 명의 해경을 지휘하고 있다. 부속기관에는 해양경찰학교와 해양경찰연구소, 해양경찰정비창 등이 있다. 지방에는 전국 지방청 4곳과 직할서 1곳(인천해양경찰서), 경찰서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경찰서 산하에는 전국의 파출소 84개와 출장소 241개가 최일선 해상치안을 담당한다. 해양경비를 통한 해양 주권 수호와 해양 수색·구조, 해상교통안전, 범죄수사, 해상 테러 진압, 해양오염방제 등 해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한·중·일 ‘해양영토 전쟁’ 첨병



해경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기준으로 44만7000㎢의 치안을 담당한다.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4.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세계 각국은 국력 신장을 위해 광활한 해양영토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나라마다 해양 영유권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해양영토의 최전선에서 치안과 단속을 담당하는 해경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도 국가 간의 영토경쟁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이 각을 세우고 있는 동중국해는 해양영토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다. 해경은 해양주권을 지키기 위해 독

도와 이어도 해역의 경비력을 강화하고 있다. 독도와 이어도 해역은 일본과 중국이 호시탐탐 영유권을 노리는 곳이다. 일본은 최근 5년간 독도

주변에 440차례나 순시선을 띄울 정도로 독도 침범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최근 이어도 해역에서의 순시선·항공기 감시활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해경은 지난 6월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을 새로 만들어 이

어도를 포함한 제주 해역의 수호에 바짝 고비를 죄고 있다. 이어도 해역에 대한 중국과의 해양경계획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중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해양영토 수호 의지’ … 창설기념일 변경



해경은 1953년 해양경찰대 출범일에 맞춰 매년 12월 23일 창설 기념식을 열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9월 10일로 해경 창설기념일을 변경했다. 해양영토를 지키는 데 해경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선언한 것이다. 9월 10일은 지난 1996년 배타적 경제수역법(EEZ)이 발효된 날이다. 해경은 창설일을 전후로 전국 릴레이 헌혈, 도서지역 봉사활동, 함정 공개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바다 경찰’의 활약상을 알리고 있다.



 김수현 서해지방해경청장은 “해경은 지난 60여 년 동안 갖은 어려움과 난관들을 극복하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해양경찰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현재의 강력한 해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들에 대한 불법조업 단속은 최근 해경의 주요 임무가 됐다. 바다의 오염과 수산자원고갈 등으로 우리 EEZ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어장은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 등으로 황폐화된 상태다.



 특히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들이 날로 흉포화·조직화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해경이 적발한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행위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449건에 달한다. 해경은 이들 불법어선에 대해 162억3800만원의 담보금을 부과했다.



 해경은 불법 어선을 발견하면 고속단정으로 불법조업 어선을 추격한 뒤 조타실과 선원들을 제압한 뒤 담보금 부과 등 사법처리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중국 어선은 선체 양 옆에 쇠꼬챙이와 쇠그물 등을 설치한 뒤 쇠파이프와 톱, 손도끼 등을 휘두르며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불법으로 고기를 잡기 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까지 이용한다. NLL을 1~2마일가량 침범해 조업을 하다가 해경 함정이 접근하면 곧바로 북한 해역으로 달아나는 것이다.



 해경은 경비정을 늘리고 특공대를 백령도와 연평도에 전진 배치시키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선원들이 선단 간 통신 등을 통해 어획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십 대씩 떼지어 저항하는 바람에 단속 때마다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중국 불법조업 단속 경찰관 2명 사망



중국 선원들의 저항이 흉포해지면서 단속에 나선 해경 대원들이 숨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008년 9월 목포해경 소속 고(故) 박경조 경위가

중국 불법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아 바다에 떨어져 숨졌다. 지난해 12월 12일에는 인천해경 소속 고(故) 이청호

경사가 나포 작전 중 중국 어선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해경은 박 경위 사망 직후인 2008년 10월 해상특수기동대를 창설하고 단속경찰관의 안전장비와 진압장비를 보강·개선했다. 또 경찰관들의

잇따른 순직 이후 외국 어선 불법조업 근절을 위해 전술과 장비 등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해경의 강력한 단속의지에도 불구하고 어민들과 국민의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대 2억원까지 부과되는 불법조업 담보금을 내지 않으려는 중국 선원들의 저항수위가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각종 흉기 등에 의해 부상을 입은 해경 요원은 38명에 이른다. 불법 중국 어선들의 횡포로 인해 우리나라의 어업자원은 물론, 경찰관들의 목숨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해결사’ 해경 … 해결 과제도 산적



해경은 불법어선 단속 등 해양영토를 지키는 것 외에도 해상치안과 해상교통 안전관리·해양환경 보전·해양오염방제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각

종 해양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활동을 펴는 것도 해경의 기본 업무 중 하나다. 바닷물에 대한 오염감시와 해양오염 방제활동과 함께 해상밀입국 단속 등 국제해상범죄 해결을 통한 국제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창설 59주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경찰청으로부터 독립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최고 수장인 해경청장을 일반 경찰 간부들이 독식하고 있다. 2006년 제41대 권동옥 청장이 해경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해경 청장이 됐지만 이후 맥이 끊겼다. 해경청 내 고위 간부의 직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국의 4개 지방해경청 가운데 치안감이 청장을 맡은 곳은 지난 6월 경무관에서 격상된 서해지방해경청 1곳뿐이다. 일반 경찰은 서울과 경기·부산을 제외한 지방청 13곳의 청장을 치안감이 맡고 있다.



 참모와 작전 역할을 모두 담당하는 해경청 차장의 과중한 업무를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차장과 경찰대학장, 서울·경기·부산지방경찰청장 등 5명의 치안정감을 두고 있는 일반 경찰과 달리 해경은 본청 차장이 유일한 치안정감이다.

 

장비·인력 보강과 전문성 확충도 시급



창설 60주년을 앞둔 해경은 종합 해양행정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건으로 장비와 인력 보강, 전문성 확충 등을 꼽는다. 일본·중국 등과 해양주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EEZ내 불법조업 단속 상황만 보더라도 해경의 장비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중국 등 주변국과 해양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해역에 대한 관리 해법을 찾는 것도 해경이 풀어야 할 과제다. 독도와 이어도 등의 해상영토

를 둘러싼 충돌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 인력과 특수장비 확충을 통한 순찰·단속활동 강화 등이 회갑(回甲)을 앞둔 해경의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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