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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짱’ 도루묵 풍어… 찌개로 먹으면 숙취에 그만

올겨울 동해의 도루묵이 풍어(豊漁)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잡히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민들은 울상이다. 가격이 ㎏당 2000원대로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것은 치어를 대량 방류한 데다 수온이 맞아떨어진 데 기인한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도루묵은 가을철 동해에 떼지어 나타나기 시작한다.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는 강릉 지역, 한겨울엔 주문진 포구에서 많이 잡힌다. 11∼12월에 알을 낳는데, 이 무렵 맛도 절정이다. 주 서식지는 차갑고 깊은 바닷속이다. 영문명이 ‘샌드 피시’(sand fish·모래고기)로 수심 200m 바닥의 모래나 뻘에서 주로 서식한다.

도루묵의 유래는 이렇다. 임진왜란 때 함경도로 피란 갔던 선조는 ‘묵’이란 생선을 먹은 뒤 그 맛에 반해 ‘은어’(銀魚)란 이름을 붙여줬다. 한양으로 돌아온 뒤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청했으나 ‘은어’ 맛이 예전 같지 않았다. 그래서 “도로 목어(木魚)라고 불러라”라고 지시했다. 이때부터 도로묵·도루묵으로 불렸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 후 하던 일이 허사가 됐을 때 “말짱 도루묵”이라고 흔히 표현한다. 하지만 조선의 정사(正史)엔 선조가 임란 때 함경도를 방문했다는 기록은 없다.

도루묵은 대구·명태처럼 찬물을 좋아하는 한류성 생선이다. 등쪽의 색깔은 황갈색이며 흑갈색 반점이 나 있다. 배쪽은 은회색 또는 백색이다. 몸이 길고 입이 큰 것이 특징이다. 비늘이 거의 없어 손질하기 쉽다. 또 몸이 작아서 찜·튀김을 하여 뼈째 먹기도 한다. 살은 감칠맛은 없지만 고소하고 담백하다. 비리지 않고 육질이 단단해 찌개·구이용으로 적당하다.

도루묵은 김장철과 술자리가 잦은 요즘 특히 유용한 식재료다. 김장김치에 생태 대신 넣기도 한다. 토막 낸 도루묵을 무와 버무려 담근 깍두기의 맛도 일품이다. 또 겨울철 술안줏감으로 명태 못지않다. 도루묵 찌개는 숙취 해소를 위한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높다.

몸집(길이 15∼25㎝)에 비해 알은 크고 투박하다. 쫀득한 알 맛을 본 뒤 갓 볶은 깨를 씹은 것 같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생선은 세균이 선호하는 단백질 식품이어서 쉽게 상한다. 소형이어서 명태 등 큰 생선보다 부패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가능한 한 오래 보관하지 말고 갓 잡은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영양적으론 저열량·고단백 식품이다. 생것 100g당 열량은 132㎉, 단백질 함량은 14.6g이다. 지방도 꽤(7.5g) 들어 있는 편이다. 멸치·전어·양미리처럼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 공급 식품으로 유용하지만 100g당 칼슘 함량은 40㎎으로 같은 무게의 멸치(생것 509㎎)·전어(210㎎)·양미리(371㎎)보다 적다.

‘도루묵이 잘 잡히면 명태가 풍어’란 속설이 있다. 도루묵이 명태의 좋은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국내산 명태가 거의 자취를 감춰 아쉽다. 도루묵의 유래 때문인지 지금도 도루묵과 은어를 같은 생선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선조가 피란 때 먹었다고 전해지는 은어(도루묵)가 겨울 생선이라면, 진짜 은어는 여름이 제철이다. 선조들은 지금의 은어를 은구어(銀口魚)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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