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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형 → 파기환송 → 20년형 … ‘의사 만삭 아내’ 죽음 진실은

지난해 1월 임신 9개월차인 박모(당시 29세)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장실 욕조에 쓰러져 목이 꺾인 상태였다. 범인으로 지목된 건 남편인 의사 백모(32)씨. 백씨는 “아내가 욕조에서 실신해 질식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 2심 재판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백씨에게 각각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또 유죄 판결
목과 턱 주변에 난 상처·멍
목 졸라 살해한 증거 인정
피고 상고 · 대법서 다시 심리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지난 6월 “백씨가 유죄라고 확신할 정도로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망 원인에 대해 증거를 바탕으로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였다. 이 사건 파기환송심은 원심(서울고법 형사6부)의 옆 부서가 맡았다. 그런데 결론은 다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7일 백씨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신에 난 상처와 백씨 옷에서 발견된 핏자국, 백씨가 사건 당일 전화를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백씨가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백씨는 “아내는 만삭 임신부의 신체적 특성 때문에 숨졌다”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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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피해자의 목 주변 상처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목 주변 긁힌 자국과 턱 주변의 멍 등 상처는 액사(목눌림에 의한 질식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상처”라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실신한 뒤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난 상처일 수 있다”는 백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사망 시간에 대해서도 “백씨가 출근하기 전에 피해자가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백씨가 집을 나선 시간은 사건 당일 오전 6시41분. 백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집으로 돌아와보니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잠옷 차림에 화장도 하지 않는 등 출근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모습으로 숨졌다”며 “오전 5시30분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피해자의 평소 습관을 고려했을 때 백씨가 집을 나서기 전에 사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해 동기도 충분하다고 봤다. ▶백씨가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른 데 따른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는 점 ▶피해자가 출산을 앞두고 예민했던 점 ▶평소 백씨의 게임중독 증세에 대해 불만이었던 피해자가 사건 당일에도 백씨가 게임을 하자 불만을 터뜨린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백씨가 이날 상고함에 따라 이 사건은 대법원이 다시 심리한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라 파기환송 취지와 다른 최종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재판이 끝난 뒤 “2년 가까이 슬퍼할 겨를도 없이 힘들었다”며 “사법부가 진실을 밝혀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기환·정원엽 기자



◆파기환송(破棄還送)=원심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재판하도록 원심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는 것. 원심 판단에서 문제 있는 부분에 대해 다시 심리하라는 의미다. 파기한 사건은 원심 판결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반드시 파기 환송 취지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파기환송심 결과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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