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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이 뚝 떨어졌지만, 해양플랜트 수주는 늘고 있다는데 해양플랜트가 뭔가요?

2008년 현대중공업이 프랑스 정유회사 토탈로부터 수주한 1조6000억원 규모의 해상원유생산·저장기지(FPSO)가 옮겨지는 모습. 길이 310m, 폭 61m로 나이지리아 해상에서 원유를 캐고 있다. [사진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는 바닷속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바다에 만드는 공장입니다. 바다가 지구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해저 자원량도 어마어마합니다. 해저 유전에서 석유·천연가스를 뽑아내거나 조력·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얻기 위해 해양플랜트를 만들고 있어요. 망간·코발트와 같은 광물자원을 채굴하는 자원 개발 플랜트 등 해양플랜트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해저 석유·가스 캐기 위해 바다에 만든 공장이죠
첨단장치 많이 들어가 가장 비싼 건 6조원 넘어요



 해저 자원량이 많다지만 개발은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수천m 바다 밑, 그리고 거기서 또 바닥을 뚫고 들어가 자원을 캐는 기술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죠.



 하지만 이젠 그게 가능해졌습니다. 불을 붙인 건 무엇보다 자원 가격이 올라서입니다. “어려운 기술이지만 캐서 팔면 큰돈이 되니 어떻게든 해보자”고 기업들이 나선 거지요.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활발히 수주하고 있는 석유·가스 해양플랜트부터 그렇습니다. 고유가의 영향이 컸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중동의 석유수출국가들이 원유 가격을 대폭 인상하거나 원유 수출을 금지한 사건) 이후 기름값이 대폭 오르자 로열더치셸, BP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 사이에서 해양플랜트 개발 붐이 일어났습니다.



해양플랜트의 구조 ① 해양원유 생산·저장 설비(FPSO). 과거엔 원유 채취만 했으나 요즘엔 원유에서 휘발유·경유 등을 뽑아내는 정제도 한다. ② 고정식 원유 생산설비. ③ 원유시추공. 해저 유전을 뚫은 뒤, 원유가 마구분출되는 걸 막기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덮개를 씌운다. ④ 집유시설. 여러 시추공에서 뽑은 원유를 모아 FPSO로 보낸다. [자료:현대중공업]
 육상에서 채굴할 수 있는 석유가 점점 바닥나 해저 유전을 선점하는 것도 과제였어요. 현재 전 세계 바다에서 석유·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해양플랜트는 약 250척에 달합니다.



 그런데 왜 건설회사가 아닌, 조선사가 해양플랜트를 만드냐고요? 해양플랜트는 기본적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시설물입니다. 즉 배 위에 자원을 생산하는 공장을 올리는 겁니다. 배가 가장 기초가 되는 거죠.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등 세계 1~6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가 해양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고 있는 배경입니다.



 해양플랜트 종류는 다양합니다. 유전을 뚫는 시추장비를 탑재한 드릴십, 유전에서 원유를 뽑아 정제·저장·하역하는 특수선박인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해양플랜트 설치와 작업을 지원하는 해양플랜트지원선(OSV)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로 기록되고 있는 것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한 해상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기지(LNG FPSO)입니다. 총 공사금액은 50억~60억 달러(약 5조5000억~6조6000억원)로, 선체 길이는 488m, 폭은 74m에 달합니다. 축구장 4개 이상을 합쳐 놓은 크기의 배가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해양플랜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입니다. 바다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바람이나 해류·파도 등에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죠.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작업할 경우 바닷속에 철제 기둥을 박아 해양플랜트를 고정하지만, 3000m 이상 깊은 바다에선 이런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360도로 회전하는 프로펠러 4~8개를 달아 배의 균형을 잡아주고, 닻과 같은 수십t짜리 인공 구조물을 바닷속에 던져 놓습니다. 여기에 더해 위성으로부터 정확한 좌표를 받아 위치를 조정하는 위치제어시스템, 조류의 흐름을 탐지하는 시스템 등 여러 첨단 장치도 필요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해양플랜트를 제작할 때 설계도면과 실제 만들어진 배와의 작업 오차가 6㎜를 넘으면 안 됩니다. 큰 해양플랜트는 길이가 500m 가까우니, 오차가 0.001%도 안 나야 한다는 얘깁니다.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의 경우 오차 검사를 받는 부분이 150만~180만 곳에 달합니다.



 해양플랜트는 여러 변수가 많은 해양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은 오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10년 미국 멕시코만에서 석유를 시추하던 영국 BP의 해양플랜트 ‘딥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해 87일간 49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어요. 서울 전체 면적의 40% 가까운 인근 해안이 기름띠로 뒤덮였고 직원 1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폭발 원인은 해저 유전과 연결된 파이프에 달린 폭발 방지 안전장치(BOP) 일부가 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BP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미국 정부에 약 5조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해양플랜트의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 조선회사들은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해양플랜트 건설 1위 국가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각종 기자재 국산화율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기자재를 꽉 잡고 있는 건 미국·유럽에 있는 해양플랜트 엔지니어 회사들입니다. 이들이 만든 부품을 가져다 쓰다 보니 해양플랜트 공사금액이 많더라도 실제로 우리 조선사가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 조선사들은 이런 기술력을 가진 해외 업체를 인수합병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연구개발 센터를 만들어 이 분야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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