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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장수 CEO … “욕심 버리되 안주하지 말라”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남들은 모두 ‘애 보러 가는’ 50대 후반에 새 사업을 차리고 우리 나이 아흔 둘이 된 지금도 현역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는 기업가가 있다. 배드민턴 용품 수입·생산업체인 요넥스코리아의 창업주 김덕인(사진) 동승통상 회장이다. 그는 요즘도 일주일에 서너 번 회사에 나가 아들 김철중(57) 사장과 함께 중요한 일을 결정한다.



92세 현역 최고경영자
김덕인 동승통상 회장

 셔틀콕 생산으로 시작한 회사는 지난 35년간 골프·테니스용품, 스포츠 의류와 각종 기능성 슈즈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했다. 김 회장은 회사 창립 35주년을 맞아 “허허벌판에서 목표를 이룬 내 발자취가 후배들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에 자서전을 내기로 했다. 오는 8일 출간되는 『원천(原川)-92세 김덕인 회장이 들려주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다.



 1921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뒤 무역 관련 자영업을 그럭저럭 꾸려 가고 있었다. 당시 취미는 아내와 함께 하는 배드민턴. 아내의 코치는 국가대표이던 김봉섭(63·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선수였다. 김 회장은 김 선수로부터 “국제대회에서 사용되는 거위털 또는 오리털 셔틀콕은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데 수입도 금지돼 있다”는 얘길 들었다. 무역업을 하는 관계로 일본에 줄이 닿아 있던 김 회장은 곧바로 동승통상을 설립하고 국제 수준의 셔틀콕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



 일본 쪽에선 “사업성이 없다”고 말렸다고 했다. 김 회장은 “돈이 문제가 아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선수들이 제대로 된 셔틀콕을 사용하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1년여 노력 끝에 오리털 셔틀콕을 국산화했다. 운도 따랐다. 81년 황선애 선수가 영국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황 선수는 동승의 셔틀콕으로 연습해 우승을 일궜다는 얘기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82년엔 배드민턴 용품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요넥스사로부터 한국의 총판권까지 따냈다.



 위기도 있었다고 했다. 80년대 후반 사업다각화를 꾀하며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는데, 무리한 확장으로 자금난에 부닥친 것이다. 결국 90년대 초반 전문경영인을 내보내고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배드민턴 용품에 주력하는 쪽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부채를 갚아나간 결과 98년 외환위기를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고 했다. 김 회장의 집무실 한쪽 벽엔 ‘정직, 노력, 봉사’라고 쓰인 액자가 있다. 그의 사업 신조다. 스스로 “맨손으로 시작해 이 정도 성공을 한 건 정직과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여러 차례 국세청이 주는 ‘성실납세자 상’도 받았다.



 김 회장은 “이젠 세 가지 신조 중 하나인 ‘봉사’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올 초 서울 강남구청이 운영난을 들어 해체를 결정한 배드민턴팀을 인수해 요넥스 팀을 창단한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이미 18년째 ‘원천배 배드민턴 대회’를 개최하며 이용대 등 스타를 키워내기도 한 김 회장이다.



 그에게 장수 CEO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대다수 경영자들이 넘어가기 쉬운 유혹은 성급함이며 이는 욕심 때문”이라며 “욕심을 부리지 않되 변화를 거부하고 안주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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