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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불친절한 카드씨

10년 넘게 한 카드사의 ‘플래티늄(VIP)카드’를 사용해온 의사 김모(43·경기도 고양시)씨. 그는 얼마 전 ‘공항 라운지 사용료’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총 8만1000원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았다. 카드사가 올해 3월부터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횟수를 전년 실적에 따라 제한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혜택이 바뀐지 전혀 몰랐다”며 항의하자 카드사로부터 “홈페이지와 e-메일로 관련 내용을 알렸다. 억울하면 1회분(2만7000원)을 깎아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카드의 핵심적인 혜택을 바꾸면서 ‘알아서 챙겨보라’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자기들 광고·이벤트 때면 쏟아내던 휴대폰 문자서비스는 왜 이럴 땐 활용 안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인트·마일리지·주유할인 등 혜택 줄이면서 제대로 안 알려

 신용카드사의 일방적인 부가서비스 축소 관행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 가입할 때 약속한 핵심 혜택을 수시로 변경하고, 고객에게 바뀐 내용을 알리는 데 소홀하다는 것이다.





 현재 규정상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변경 사실을 6개월 이전에 홈페이지·e-메일·카드명세서 가운데 두 가지 이상으로만 알리면 된다. 고객의 인지(認知) 여부와 관계없이 카드사가 통보만 하면 부가서비스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 안내 e-메일 가운데 고객이 직접 관련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황진자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장은 “고지의 핵심은 단순히 ‘알렸다’가 아니라 소비자가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적절한 도구로 전달하느냐는 것”이라며 “카드사의 고지 방식은 아직도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앞으로 각 카드사마다 핵심 혜택 축소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소비자 피해는 커질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10월부터 마일리지·주유·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에 각종 조건을 덧붙였다. 자영업을 하는 서규봉(54·경기도 부천시)씨도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 달에 주유비만 50만원이 넘는 서씨는 올해 5월 주유카드를 발급받았지만 적립금액 한도가 줄어들면서 카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그는 “매달 체크하는 e-메일 명세서 어디에도 이런 설명은 없었다”며 “명세서가 아닌 별도의 e-메일을 보내니 확인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대·KB국민·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의 VIP카드를 포함한 개인 신용카드의 전반적인 핵심 혜택도 내년부터 여럿 바뀐다.



 금융감독원이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009년 이후 총 111개의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폐지했으며 그중 40%가량은 1년도 채 유지하지 않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소비자는 핵심 혜택을 받기 위해 한 해 몇만원씩 연회비를 내고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는다”며 “혜택을 펼쳐 보일 때는 시끌벅적하던 카드사가 혜택을 거둬들일 때는 소리 소문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상구 금감원 상호여전검사국장은 “변경하는 서비스는 문자서비스(SMS)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명확히 전달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카드사 관계자는 “SMS를 통해 알리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방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부가서비스 변경 고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는 부가 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해서는 안 되며 서비스 출시 이후 최소 1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또 서비스를 변경할 때는 변경일 6개월 이전에 인터넷 홈페이지·대금청구서·우편· e-메일 중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알려야 한다. 현재 카드사는 비용 등을 고려해 인터넷 홈페이지와 e-메일로 고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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