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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의 과학 산책] 감정 소통의 핵심은? 얼굴보다 보디랭귀지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방금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뜨린 사람과 주식시장에서 모든 것을 날려버린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얼굴 표정만 보고 누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가려낼 수 있을까. 정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몸짓, 즉 보디랭귀지를 봐야 구별이 가능하다. 지난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미국 프린스턴대·뉴욕대·이스라엘 예루살렘대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자. 연구팀은 실생활에서 강력한 부정적·긍정적 경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 수십 장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예컨대 한 실험에서는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결정적 경기에서 한 점을 땄을 때와 잃었을 때의 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은 1)얼굴+몸 2)얼굴을 제외한 몸 3)몸을 제외한 얼굴의 세 종류였다.



 그 결과 몸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거기 얼굴이 있든 없든 승리감과 패배감을 쉽게 구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얼굴 사진만 본 사람들은 양자를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얼굴+몸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인식이었다. 몸이 아니라 얼굴 표정을 보고 (제대로) 판단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추가 실험에서는 테니스 장면을 포함해 더욱 다양한 사진이 제시됐다. 즐거움(호화롭게 새 단장한 자기 집을 바라본다), 기쁨(오르가슴을 느끼는 중이다), 슬픔(장례식에서의 반응), 고통(유두를 꿰뚫는 피어싱 시술)을 느끼는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은 얼굴만 보고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양쪽 사진에서 몸은 그냥 두고 얼굴만 반대편 감정의 것으로 바꿔 넣는 조작을 했다. 이런 사진을 본 참가자들도 오로지 몸, 즉 신체 언어를 감정상태의 판단근거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정이 극단적으로 강렬해지는 경우 얼굴 표정이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지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희미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예컨대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자폐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에게 상대방 몸짓이 나타내는 사회적 단서, 즉 보디랭귀지를 읽는 훈련을 시키면 소통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말을 듣지 말고 사람을 들어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그 출발점은 표정과 몸짓과 맥락으로 시야를 넓히는 데 있을 터이다. 소통능력은 시야를 넓힐수록 더 커진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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