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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경의 중국기업인열전 ⑤] 13억의 입맛을 사로잡은 캉스푸의 웨이잉저우





중국인들이 1년에 적어도 5개씩 먹는 컵라면이 있다.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37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바로 캉스푸(康師傅)다. 사실 컵라면은 중국과 궁합이 맞는다. 누들로드의 시작이 중국이듯, 그들의 국수사랑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게다가 차를 즐기기 때문에 끓인 물은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더욱이 1년에 최소 2번(보통 춘절과 국경절) 고향을 가기 위해 몇 일 동안 달리는 기차간에서 따끈한 국물로 속을 든든히 채우기에는 컵라면이 최고다.



1991년 웨이잉저우(魏應州?58)는 아버지가 물려준 콩기름 사업에 실패한 뒤 낙심한 채 기차에 몸을 실었다. 마침 허기가 져 요기로 대만에서 사온 컵라면에 스프를 넣고 물을 부었다. 잠시 후 칼칼한 육수 냄새가 진동하자 순식간에 그의 주위로 열차 승객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컵라면은 중국에서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희귀 식품이었다. 모두가 군침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는 순간 웨이잉저우는 깨달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광활한 영토를 누비는 기차를 타고 여행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즉시 대만으로 돌아가 컵라면 연구에 몰두했다.



대만에는 이미 통일집단(統一集團)이 10여 년 전부터 컵라면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었다. 때문에 웨이잉저우는 중국 본토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중국인의 입맛과 시장을 철저히 분석했다.



당시 텐진(天津)은 개발구(開發區) 건설을 위해 기업유치 열기가 대단했다. 웨이 회장은 이를 간파했다. 대만에서 확보한 약 800만달러의 대출금과 텐진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아 지금의 캉스푸를 세웠다. 그리고 중국의 홍샤오뉴로몐(紅燒牛肉麵, 소고기탕면)을 생산했다. 농심 신라면과 맛이 비슷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웨이 회장은 텐진 인근 고급 호텔에서의 시식행사를 시작으로 본격 마케팅에 착수했다. 하지만 몇 일 동안 주문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금 압박에 또 다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를 일년처럼 보냈다.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며 고급 호텔 대신 일반 서민층을 대상으로 전략을 다시 짰다. 가격도 한 개에 1.98위안(약340원)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달이 지나자 시장이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웨이 회장은 즉시 전국적으로 생산 공장을 확충하고 지역별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캉스푸 라면은 1년에 약 100억개 정도가 팔린다. 최근에는 음료, 외식업까지 사업을 확대해 2011년 기준 매출액 495.6억위안(약8.6조원), 순이익 31.5억위안(약 5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농심의 매출액 1.98조원과 비교해 4.3배 정도 차이가 난다.



웨이 회장은 경영자의 통찰력과 직관을 중요시한다. 비즈니스는 아이디어를 시장이 원하는 컨셉으로 바꾸는 시간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창업이 열정만으로 부족할 때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본다면 성공의 길은 더욱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신보경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에서 국제경제를 전공했으며, 현재 중국 경제 및 기업을 연구하고 있다. shinbo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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