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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김 할머니’ 첫 존엄사 판결 … 법규정 아직 없어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 사건은 ‘끝까지 진료’ 현상의 시발점이 됐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던 환자의 가족 요청을 받고 환자를 퇴원시킨 의사가 살인방조죄로 처벌된 사건이다.



당시 대법 “법제화하라” 권고
18대 국회 두 차례 입법 무산
병원들 연명치료 중단 혼선

 본격적인 존엄사 논쟁이 촉발된 계기는 2009년 법원이 처음으로 존엄사를 인정한 일명 ‘김 할머니 사건’이다. 가족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할머니의 평소 뜻에 따라 인공호흡기 등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했지만 병원이 거절하면서 소송으로 번졌다. 당시 대법원은 김 할머니의 존엄사 허용 조건의 하나로 사전의료지시를 제시했고, 연명치료 중단 법제화를 권고했다.



 18대 국회에서 존엄사를 담은 법안이 두 개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폐기됐다.



또 정부가 2009년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견이 엇갈리면서 2010년 중단됐다. 올해 9월에서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나서 본격적인 여론 수렴과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사회적 협의체에서는 말기환자(지속적 식물인간 포함)를 대상으로 인공호흡·심폐소생술 등의 연명치료를 하지 않되 사전의료의향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환자가 의사를 표시하기 힘들 때 평소의 말 등을 추정해 인정할지, 가족의 대리 의사를 인정할지, 법제화시킬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연명치료 중단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확산(복지부 조사 72% 찬성)됐지만 본질은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사전의료의향서를 받을지, 받으면 어떤 내용으로 받을지, 구속력을 인정할지, 숙려기간을 얼마나 두어야 할지 등이 제도화되지 않아 병원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사전의료의향서 내역도 병원마다 다르다. 가령 서울대는 환자와 가족(대리인)이 선택할 수 있는 중단 대상 연명치료 행위로 심폐소생술·인공호흡·혈액투석을 들고 있지만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은 여기에다 수혈, 승압제(혈압 올리는 약), 항생제 등을 포함한다. 동의서 양식상 세브란스·건국대병원 등은 의사 1명의 설명이 필요하지만 서울대는 3명이다.



 연세대 손명세 보건대학원장은 “종교계 등이 연명치료 중단을 반대하기 때문에 이걸 법제화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수 있어 우선 사전의료의향서만이라도 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윤영호 건강사회정책실장은 “사전의료의향서에 서명하면 완화의료(호스피스) 비용을 면제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대 의대 허대석 교수는 연명치료 중단 법제화를 주장한다. 허 교수는 “조속히 법제화하고 의향서를 표준화해야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효과 없는 의료집착 행위를 중지하는 것.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혈액투석·수혈·항암제 투여 등 전문적 의료기술과 특수한 장치가 필요한 행위가 해당한다. 연명치료를 중단하거나 주변 정리를 잘 하는 등 자연스럽게 맞는 죽음이 존엄사(尊嚴死, Death with dignity)다.



◆사전의료의향서(Advanced Directives)=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을 때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수혈 등을 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제도. 건강할 때 결정하거나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환자나 가족이 정한다.



◆김 할머니 사건=2009년 5월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존엄사를 허용한 판결.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김 할머니의 가족들이 병원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떼고도 200여 일을 더 살다가 2010년 1월 10일 78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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