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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저성장 극복하려면 중국 내수에서 돌파구 찾아라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은.
“당장은 유로존 위기 등의 영향으로 어렵겠지만 지속 성장을 낙관한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은 강해지고 있다. 강력한 한국 기업 브랜드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구축하고 있다.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한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입지를 꾸준히 키워 가고 있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내년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당연히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나친 수출 의존도를 낮추려고 내수 부양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여기서 투자 힌트를 얻어야 한다. 한국의 중국 수출액은 10년간 연평균 20% 넘게 급증해 지난해 1341억 달러(약 145조원)에 달한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 일본(지난해 1510억 달러)에 이은 두 번째 중국 수출 대국이다. 특히 한국 기업의 대일본 경쟁력이 강해진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중국 내수 부양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

-어떤 기업들이 혜택을 볼까.
“기본적으로 중국 수출 비중이 크거나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중에서도 첨단 전자기술 장비업체와 화장품 회사가 주목된다. 중국의 에너지 수요 증대의 수혜 업종인 석유·가스나 중산층 가전 수요로 기회를 얻을 전자업체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다. 은행·조선업도 중국 내수 성장의 덕을 볼 수 있다.”

-한국 경제가 더욱 성장하려면 개선할 점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산업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는 성장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 경제가 더 빨리 성장하려면 우량 중소·중견기업 층이 더 두꺼워져야 한다. 그러려면 특정 대기업 우산 속이 아닌 독립적 혁신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북한 변수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 김정은 체제 출범 때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많이 사라졌다. 시장을 뒤흔들 만한 남북한 간 충돌도 없었다. 특히 중국식 경제개혁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친다. 물론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적 군사행동을 할 위험은 여전하다.”

-글로벌 경제로 시야를 넓혀 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이 글로벌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신흥시장 전문가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이는 긍정적 뉴스다. 논리는 이렇다. 2기 오바마 정부는 재정을 확대해 미국의 경기둔화를 막고 실업률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정책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미국의 양적 완화는 신흥국 증시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우량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신흥시장의 우량 주식을 사들일 호기다.”

-미국에서 재정절벽(Fiscal Cliff)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이 클 텐데.
“재정절벽 논의가 당분간 교착 상태일 수 있지만 잘 타협할 걸로 기대한다. 물론 최악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동안 신흥국들이 대미 수출 의존도를 꽤 낮춰왔다는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의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2001년 25%였다가 10년 새 16%로 낮아졌다. 수출 대상국이 다변화됐다. 미 재정절벽 협상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신흥국이 받을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의 시진핑 시대가 개막했다. 중국 경제 전망은.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는 ‘균형 잡힌 성장’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으로 분출하는 분배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내수 부양은 중국 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이다. 중국이 예전처럼 두 자릿수 성장을 하진 못하더라도 높은 한 자릿수 성장은 가능할 것이다. 실제 올해 1~9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7%였다. 전문가 기대치보다는 낮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월등하다.”

-유로존 위기는 여전히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위기 대처 속도가 느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힘든 과정에 있고 회복이 더딜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정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내년엔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나.
“멕시코·인도네시아·페루 등 ‘프런티어시장(Frontier Market·차기 신흥시장)’이다. 적잖은 투자자가 유럽 위기 때문에 프런티어 시장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회를 잡아야 한다. 프런티어 시장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20, 30대 젊은 층 인구가 많아 매력적이다. 멕시코는 국가 부채가 적고 작은 정부를 지향한 덕분에 해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인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페루는 은 생산 세계 1위, 아연 생산 2위의 자원 부국이다. 원자재값이 오르면 돈을 버는 구조다.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벌써 이런 프런티어 시장에 들어왔다. 2008년 이후 프런티어를 포함해 전체 신흥시장에 1000억 달러(약 108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투자 유망 업종과 위험 업종을 꼽는다면.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건강관리) 업종은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다. 또 생필품에 쓰고 남는 돈을 소비하는 임의소비재 업종, 가령 자동차·여행·외식 등도 유망하다. 중국과 같은 신흥국의 중산층 증가로 임의소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비해 화학소재나 필수소비재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들 업종은 경기가 확 살아나지 않는 한 실적이 크게 호전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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