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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이 일방적 독주 내부 갈등 극에 달해”

석동현(53·사진) 전 동부지검장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형사사건 피의자와 성추문 사건을 일으킨 전모 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그는 대검이 해당 검사 감찰에 착수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자신의 국적법 관련 저서를 두 차례 출간한 일본의 한 출판사 창립 기념식에 초청돼 지난달 3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인터뷰에서 석 전 검사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 국민들께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지경”이라며 거듭 용서를 구했다. 아울러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성추문 검사’ 책임지고 물러난 석동현 전 동부지검장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 전 검사는 로스쿨을 마치고 올봄 임관된 초보 검사다. 2년 동안 사법연수원에서 교양, 인성 훈련 등을 받는 사시 출신들과 달리 로스쿨 출신에게 이런 과정이 없는 게 아쉽다. 법무연수원에서 6∼7개월 훈련을 받았다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로스쿨 출신이라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니고 인성이나 검찰 실무훈련 등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또 본인이 토요일에 피의자와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든 것도 실책이다. 하여간 전 검사의 행동은 대단히 잘못됐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으로 한상대 검찰총장이 불명예 퇴진을 했다.
“초기 상황만 해도 총장께서 사퇴까지 갈 흐름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후 검찰개혁안을 발표한다고 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사태 수습 뒤 대선을 잘 치르고 이후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간 검찰은 개혁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중지를 모으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김광준 부장과 전 검사 사태가 터졌다. 이때 개혁안을 발표하려 한 게 국민적 시각에서는 국면 전환용 내지 꼼수로 비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여기에 중수부 폐지 문제가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중수부는 공직 비리 등 거악(巨惡)을 수사하는 부서인데 대책도 없이 앞뒤 뚝 잘라서 중수부만 폐지하자고 하면 현직 부장이 어떤 마음을 갖겠나. 그런 생각에서 최재경 중수부장이 신중을 기하자고 총장께 건의한 게 아닌가 싶다.”

-대검 참모들까지 퇴진을 요구한 건 결국 리더십의 한계 아닌가.
“총장의 리더십 행태가 참모 또는 검찰 구성원들과의 소통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중대 사안에 대해 대책을 결정할 때 한상대 총장도 역대 총장들이 보여 온 행태와 대동소이했다. 총장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참모들이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거다. 참모들의 의견을 구하는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했다고 본다.”

-잇따른 사건으로 검찰은 만신창이가 됐다. 왜 이런 위기가 왔다고 보나.
“한두 가지 비리나 정치적 사건 수사 때문만이 아니다. 그간 검찰은 내곡동 부지 수사, 민간인 불법 사찰 수사, 정치인 수사 등으로 객관성을 의심받은 게 다수 누적됐다. 국민 눈에는 검찰권이 오만하고 무소불위로 비쳤을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 수뇌부는 사과나 유감 표명 한 번 없었다. 특히 한 총장 취임 이후 소통 부족과 일방적 독주로 인해 내부 구성원 간의 갈등, 심리 이반이 극심해지면서 한계에 이르렀다.”

-검찰은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오랫동안 쌓인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려고 하면 무리가 따를 수 있다. 점진적이고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해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제도적 접근이다. 검찰의 권한, 즉 경찰 및 법원과의 관계, 법령의 내용, 중수부 존치 여부 같은 제도론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는 정치권과 국민, 검찰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다. 또 하나는 제도를 운영하는 검찰 구성원들의 의식과 관행의 획기적 개선이다. 고정관념과 특권의식 등 권위주의 시대에 가졌던 관행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뭔가 칼을 뽑았으면 구속하고 소기의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주의와 성과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검사로 하여금 무리수를 두게 하고 결국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검찰이 의욕적으로 뛰는 특수부 사건보다 경찰에서 올라온 사건이나 당사자가 억울해하는 고소 사건이 더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할 말은.
“젊은 후배 검사들과 부장급 중간 간부들이 이번 사태로 큰 상처와 실망을 느꼈을 것이다. 지휘부의 부적절한 대처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후배들에게 매우 미안하다. 그러나 검찰 위기가 상층부만의 문제 때문이라거나, 몇 가지 사건을 잘못 처리해 찾아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반 국민은 일선의 젊은 검사들이 맡은 작은 사건 속에서도 울분과 실망을 느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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