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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취업난 겪으며 보수화… 진보정당 지지 1~2%

박근혜 후보가 지난달 30일 부산 서부터미널 광장에서 청년유세지원 단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부산=오종택 기자
#장면1. 지난달 30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부산시 서부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청년유세지원단 ‘신나는 빨간 운동화’ 멤버들과 함께다. 100여 명으로 구성된 유세단은 3개 조로 나눠 박 후보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단원의 95%가 20대다. 김상민(39) 청년본부장은 “20대 표심을 잡으려면 20대가 호소해야 한다. 캠프엔 총학생회장 출신이 많다”고 전했다.

#장면2. 하루 앞선 29일 오후 서울 혜화동 일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시민캠프 ‘2030팀’ 20여 명이 대학로·성균관대 인근을 돌며 ‘투표 독려 명랑 운동회’를 열었다. “투표할 거야 투표할 거야. 첫사랑처럼 짜릿한 기분~” 노래를 부르면서 ‘투표하면 500원’이란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2030팀’ 이관수(29) 팀장은 “정치에 무관심한 20대가 상당하다. 이들이 선거를 재미있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대전역 앞에서 청년유세지원 단원들과 함께 율동을 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대전=김경빈 기자
부동층, 20대가 전 연령대서 가장 많아
20~30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한 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젊은 층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안 후보 사퇴 후 지지자 가운데 20%가량이 박·문 후보 중 어느 쪽으로도 옮겨 가지 않았다. 이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다. 30대 이하는 1548만 명으로 유권자의 38.2%에 달한다.

20~30대는 통상 ‘2030’이란 이름에 묶여 동일한 취급을 받았다. 실제로 그동안 대선에선 진보 성향의 비슷한 투표 양상을 보였다. 2002년 대선당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20대는 노무현 후보를 59.0%, 이회창 후보를 34.9% 지지했다. 30대는 각각 59.3%와 34.2%였다. 한마디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2030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정치 불신이 높고, 야권 후보 지지도가 높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안에 차이가 있다. 30대가 진보 성향의 ‘굳어진’ 야권 표라면, 20대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이 더 크고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을 보인다.

20대는 이번 대선의 대표적 무당층이다. 부동층 비율도 가장 높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의 지난달 24~25일 조사에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비율은 20대가 46.2%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데, 30대의 36.8%보다 9.4%포인트나 앞서고 40대 이상의 배 수준이다.

‘진보 정당’에 대한 20대의 지지는 사실상 전무하다. 본지 조사 결과 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에 대한 30대의 지지는 0.9~2.3%인 반면 20대는 0.5%이하다. 한국갤럽의 지지 정당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하다. 20대는 3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강해 새누리당 지지가 민주당 지지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 갤럽의 지난달 26~30일 조사에선 20대(19세 포함)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33%다. 30대는 29%인데 오차범위(±2.5%포인트)를 넘어 앞선다. 지난달 초 서울대 대학신문이 재학생 10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20대의 특징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지 정당’을 묻는 항목엔 대다수인 70.1%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1위는 13.7%가 선택한 새누리당이었고,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율은 9.3%였다. 통합진보당(1.7%)이나 진보정의당(1.2%)을 지지하는 수치는 기타 정당(4.0%)보다도 낮았다.

30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진보적인 투표 성향이다. 30대 정치학의 저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그들(30대)의 진보성은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움트고, 신자유주의 정책하에서 벼려진 것이다. 더불어 양극화에 가위 눌려 내지르는 비명이자, 단단한 기득권의 벽에 가로막혀 토해내는 한숨이라고 표현했다.

10년 전 대선에서 유사한 투표 성향을 보였던 20대가 이번 대선에서 보수 성향으로 움직인 이유는 뭘까.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은 한국 사회 변화 과정에서 20대와 30대의 경험 차이에 주목했다. 그는 “지금의 30대는 외환위기 과정에서 학업과 취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의식 형성기에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켜보면서 남북 공존, 햇볕 정책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상당히 남아 있다. 하지만 20대는 그렇지 않다”고 해석했다. 20대의 안보의식은 더 보수적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 후인 2010년 5월 본지와 EAI·한국리서치 공동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안보 불안감은 72%로, 30대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회사원 손성훈(38·서울 잠원동)씨는 “지금의 20대는 낭만보다 스펙 찾기에 길들여져 30대보다 더 현실적인 듯하다”며 “쿨하게 ‘진보’라 말하고 싶어도 이미 너무 현실적인 인간이 돼버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朴 “반값 등록금” 文 “좋은 청년 일자리”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이런 20, 30대를 잡으려 애쓰고 있다. 박 후보 캠프는 끌려올 가능성이 있는 20대를 더 세게 당기려 하고, 문 후보 캠프는 주된 지지층을 잃을 수 없기에 더욱 적극적이다. 20대를 향해선 반값 등록금·일자리, 30대에겐 출산·보육 지원 강화를 앞세우는 게 두 캠프의 2030 기본 전략이다.
박근혜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7일 하루 유세를 마무리할 장소로 대학을 찾았다. 이날 오후 7시10분 전주시 전북대에서 “등록금을 반으로 해서 부담을 덜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18일 ‘비전 선포식’ 땐 20대 젊은이들과 함께 가수 싸이의 말춤을 췄다. 10월 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청바지쇼(청년들이 바라는 지도자쇼)엔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지난달 7일 서울여대 ‘걸투 콘서트’엔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를 끌고 나와 짧은 개그를 선보였다. 청년 공약에도 신경을 쓴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해외 취업을 권하는 ‘K-move(케이무브)’를 내걸었다.

문 캠프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일 부산·경남 지역을 찾은 문 후보는 하루 일정의 대부분을 젊은 층 표심을 잡는 데 썼다. 울산대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영남대와 경북대 앞에서 유세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좋은 청년 일자리 공약’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직속 청년 소통기구 설치’를 약속했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하루 전인 29일 인천대를 찾아 구내식당에서 식권을 산 뒤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문 후보 캠프는 투표 시간 연장을 위해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청년들을 위한 16가지 공약을 골라 ‘웹자보’ 형식으로 만든 뒤 SNS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20대는 이념보다는 실용쪽으로 기울고, 상대적으로 30대는 이념 지향성이 강하다. 20, 30대를 뭉뚱그려 접근하기보다 각각에 맞는 세부 정책을 개발해 공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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