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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미시 세계사] 팔레스타인의 전쟁과 평화

팔레스타인 자치국가가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유엔총회는 지난달 29일 전체 193개 회원국 중 찬성 138, 반대 9, 기권 41의 압도적 지지로 팔레스타인에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 지위를 부여했다. 옵서버 단체였다가 이제 국가 자격을 얻게 되면서 유엔총회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당장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자격을 얻게 됐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은 중동 평화의 핵심이다. 하지만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들이 터전을 유대민족에게 뺏겼다는 것 말고는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 사실 팔레스타인 사람은 유대민족만큼 역사가 길다. 성경시대 이전부터 지금 땅에 터를 잡고 살던 여러 종족의 후손이다. 기록상 가장 오랜 조상이 성경에서 블레셋 사람, 서구에선 필리시테 사람으로 부르는 종족이다. 필리시테는 팔레스타인의 어원으로 짐작된다.

필리시테 사람은 셈족 유목민인 ‘바다의 사람들’의 한 분파다. 청동기 말기 에게해·지중해 연안에서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한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했다. 유대인이 가나안에 도착하기 이전에 이 지역에서 고도의 문화를 꽃피웠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이들은 이집트에서 유대민족이 옮겨오자 농사기술을 가르쳐줬지만 다신교도 퍼뜨려 분란을 일으켰다. 델릴라를 앞세워 유대 판관 삼손을 유혹해 사로잡기도 했다. 다윗과 싸운 거인 골리앗은 필리시테의 전사다. 이미 고대부터 유대민족과 땅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 것이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다윗과 골리앗의 처지가 바뀐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은 유대민족과 수천 년간 가까이 살면서 유전적으로 일부 섞였다는 설이 있다. 일부 유전학자는 현대 팔레스타인 무슬림(이슬람교도)과 이스라엘 국적 아랍인은 고대 팔레스타인 사람은 물론 유대인의 유전자도 함께 물려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 이스라엘 유대인의 70%와 팔레스타인 무슬림 아랍인의 82%는 동일 유전자 풀에 포함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콩깍지가 땔감이 되어 같은 뿌리에서 나온 콩을 삶는 비극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은 최대 11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산하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약 380만 명, 이스라엘에 약 100만 명이 각각 거주한다. 나머지는 난민 또는 이민으로 다른 나라에 흩어져 산다.

원래 고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수 이후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7세기 아랍에 점령되면서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으로 개종했지만 일부는 기독교 신앙을 지켰다. 현재 자치지구와 이스라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 중 6%인 30만 명이 기독교도다. 원래는 인구의 10% 정도였지만 종교 차별 등으로 이민을 많이 떠나면서 비율이 줄었다.

이렇듯 팔레스타인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탄생 순) 갈등의 중심에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비극은 문명의 거대한 상처다. 이들을 이해하고 손길을 내미는 것은 중동은 물론 세계 평화를 앞당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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