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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발레 명예 드높인 요정 … “세계 무대로 비상”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몸으로 표현할 수 있길 바라며 끊임없이 담금질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계 무대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겠습니다.”

  충남예술고등학교(교장 유순식·이하 충남예고) 무용과를 졸업한 발레리나 전나래(23), 이지희(20)씨가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예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실기과에 재학 중인 전나래, 이지희씨가 프랑스에서 열린 그라스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프랑스 그라스 발레 콩쿠르에서 수상한 전나래씨와 이지희씨(오른쪽)가 모교인 충남예고 무용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조영회 기자]


  한예종 4학년에 재학 중인 나래씨는 지난 4일 막을 내린 그라스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프로페셔널 솔로 부문에 참가해 각 국을 대표해 참가한 전세계 15명의 발레리나와 경합을 벌여 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이제 1학년생인 지희씨는 발레 파드되 부문에 참가해 은상을 수상하며 충남예고를 넘어 충남발레의 명예를 드높였다. 특히 올해 25회를 맞이한 그라스 국제발레 콩쿠르는 세계적인 국제무용대회로 예술적 기준과 심사가 까다롭고 아무리 참가자가 많아도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여서 이번 나래씨와 지희씨의 수상이 더욱 값지게 평가되고 있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두 명의 발레리나는 고교시절부터 ‘연습벌레’로 통할만큼 발레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많은 학생의 재능을 발굴해 한국을 빛낼 발레리나로 양성하고 있는 충남예고 신용선 교사(49·여)도 이들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나래는 충남예고에 발령받아 처음으로 만난 제자여서 누구보다 애틋한 감정이 있어요. 중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모습의 나래는 그야말로 요정처럼 작고 예뻤어요. 하지만 예쁜 모습 뒤에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열정이 숨어 있었어요. 아산에 살기 때문에 언제든 집에 갈 수 있었지만 주말이든 휴일이든 학교를 떠나는 일이 없었어요. 레슨이 없는 날에도 혼자 연습을 할 정도로 대단한 열정이었지요. 이번 그라시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동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때의 열정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겠죠.(웃음) 지희 역시 숨김없는 맑은 영혼에 성격까지 활달해 주위에 늘 사람이 많았어요. 특히 지희는 처음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해도 중하위권의 실력이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3년 동안 지희만큼 눈부시게 발전한 학생도 없었을 거예요. 풍부한 감정표현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예요. 그런 노력 끝에 3학년 때는 한예종 자체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두 명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아끼는 제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나란히 받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웃음)

  아낌없는 신 교사의 칭찬처럼 나래씨와 지희씨는 다른 듯 닮은 꼴이 세계 무대를 호령할 발레리나로 손색이 없는 듯 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산에 발레학원이 하나 뿐이어서 그냥 다니게 됐다’고 말하는 나래씨는 세계 무대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천진난만한 구석이 있었다.

  “중도에 발레를 포기한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하면 할수록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욱이 고등학교에 들어와 신용선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 ‘타고난 발레리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선생님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신 것이겠지만 그 말이 큰 힘이 됐어요. 이제 반학기 후면 한예종도 졸업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을 하면서 더 큰 꿈이 생겼어요.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하는게 또 다른 꿈이에요. 현재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는 한국인이 단 1명뿐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졸업 후 반드시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들어가 한국을 빛내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아직 대학 1학년생인 지희씨도 벌써부터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나래씨의 뒤를 잇고 있다.

  “발레로 한예종에 들어가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해요. 동기들 중 지방의 예술고등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해 한예종에 재학 중인 학생은 저 한 명뿐이거든요. 하지만 고등학교 선배인 나래 언니가 있어서 전혀 주눅들지 않아요. 이번에 그라스 국제발레 콩쿠르에 참가하면서도 언니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존경하는 언니가 졸업 후 나아가게 될 발레리나의 길이 저 역시 궁금하고 기대돼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 언니의 뒤를 따라갔으면 좋겠어요.”

  나래씨가 충남예고를 졸업한 후 지희씨가 입학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우정도 남달랐다.

  신 교사는 “지희가 졸업할 때쯤 이미 한예종에 다니고 있던 나래가 후배를 위해 기꺼이 레슨을 해줬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두 명의 제자가 함께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지금은 나란히 같은 학교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으니 스승으로서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신용선 교사(사진)는 나래씨와 지희씨가 세계 무대에서 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만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한다.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으면 결코 나래와 지희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나래와 지희는 엄청난 체중감량은 물론 수많은 유혹을 이겨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지금 이 같은 결과를 얻게 된 거에요.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가고 싶어하는 많은 학생들이 나래와 지희를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모두 갈고 닦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래의 발레리나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신 교사는 나래씨와 지희씨의 성공 교훈을 이렇게 요약했다.

나래씨와 지희씨는 “신용선 선생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열정적인 지도가 있었기에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지금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씩 세계 무대를 향해 정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해에도 충남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다운(19)양이 루마니아 시비유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루마니아 국제발레콩쿠르에서 발레 주니어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2011년 졸업생인 송영원(20)군은 오스트리아 현대무용 컨템포러리 실기 프로그램 중심의 4년제 무용전공과정의 SEAD에 입학하는 등 충남예고 출신의 무용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올해에도 한예종 무용 실기과에 7명의 학생이 지원해 전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최진섭 기자

◆파드되=클래식 발레에서 발레리나와 그 상대역이 추는 춤을 말한다.

◆클래식 발레=유럽의 전통적 발레를 이르는 말이다. 17세기 후반에서 19세기 말에 걸쳐 궁정 발레에서 극장 발레로 넘어가면서 무대 예술로 확립됐다.

◆모던 발레=전통적인 발레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으로 개성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발레다. 회화적, 시각적 경향이 짙고 현대 음악과 결부돼 있다. 흔히 근대 발레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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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