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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업체서 나눔 손길 … “이웃에 웃음 주니 행복해요”

지난달 고등학교학력검정고시에 합격한 9명의 1기 검정고시 교실 수강생들이 김성희 강사(맨 왼쪽)와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은 아산행복드림이 지역 노인들을 위해 개최한 제 1회 온양 구·팔순 행사 모습. [사진 아산시]


#1 아산 음봉면에 살고 있는 11살 이은창(가명)군의 꿈은 중국집 사장이다. 집안사정 때문에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고 있는 이군은 얼마전 짜장면을 처음 먹어보고 그 맛에 반했다고 한다. 한달 전부터 산둥성이라는 지역의 중국요리집에서 이군에게 무료로 주 1회 중국음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군은 “평소에도 짜장 라면을 좋아했는데 매주 한번씩 짜장면을 먹게 돼 기분이 좋다”며 “나도 커서 중국집을 운영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5년전 뇌출혈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박진성(44, 가명)씨. 박씨는 요즘 ‘참선진 녹즙’이라는 가게로부터 주 3회씩 홍삼농축액을 지원받고 있다. 병원에서의 잦은 치료로 지출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원은 박씨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씨는 “5월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안색이 좋아졌다고 말해 힘이 난다”며 “예전에는 살아가기가 막막했었는데 요즘은 하루하루를 더 알차고 건강하게 살아야하겠다는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2 온천동에서 굴다리식품 슈퍼를 운영하는 김덕봉 대표는 얼마전 복지관 직원을 통해 아산행복드림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평소 지역의 저소득층 가정을 돕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던 김 대표는 매달 1회씩 휴지, 비누, 칫솔 등 생필품을 아산시노인종합복지관에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특정 물품을 정해서 기부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적당량만 기부하니 부담은 없다”며 “작은 도움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웃음을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의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블링블링 헤어샵(아산 도고면 위치) 윤혜영 대표도 마찬가지. 윤 대표는 월 2회 가게 휴무일마다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지역의 저소득 가정을 찾는다. 윤 대표가 방문하는 가정은 어림잡아 10여 군데.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집에 오면 하루가 다 지나있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고 한다. 윤 대표는 “서비스를 받은 노인들이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면 나 역시 행복을 느낀다”며 “물질적인 기부가 아니더라도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산시에서 운영중인 ‘행복드림사업’이 저소득 가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사회복지 분야의 민·관이 협력해 나눔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관내 복지관 7곳(음봉, 도고 종합사회복지관 등)을 거점기관으로 활용해 지역 내 기부단체(업체)를 모집한다. 상점·학원·기업체·개인 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복지관을 통해 행복드림 사업에 참여한 이들은 자율적인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총 3500만 원을 지원했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원과 서비스 이용객을 지속 발굴한 결과 현재 210여 곳에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저소득·노인들에 배움의 기회 제공

아산행복드림 사업은 공부를 계속 하고 싶지만 여건상 포기했던 이들에게도 무료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산시와 아산시학원연합회가 협약해 지난해 11월 ‘아산행복드림 사업’의 일환으로 문을 연 ‘검정고시 교실’에는 9명이 수강을 신청해 올해 8월까지 수업한 결과 고등학교 과정에 전원 합격했다. 수강생의 평균나이는 55세였다. 가정주부부터 회사원 개인 사업자까지 직업도 다양했다. 시는 지난달 합격생들을 위해 졸업식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1기 교실에 참여했던 최영옥(42·여)씨는 “그동안 학업에 대한 열망이 컸는데 시의 도움으로 고등학교졸업학력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학 입시준비를 철저히 해 내년도 수능에 도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대학도 가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현재 검정고시 교실 2기 수강생 강자옥(52·가명)씨는 “1기생들이 전원 합격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돼 수업을 듣게 됐다”며 “공부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산시 전병관 복지행정 팀장은 “지난달 문을 연 검정고시 2기에는 1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여 명이 참가했다”며 “이들 역시 1기 수강생들처럼 전원 합격하고 대학 입시준비도 하며 학업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효 잔치·문화공연 기부 … 모두가 따뜻한 나눔

시는 아산 행복드림사업의 참가자와 사회복지종사자들을 위한 ‘문화 나눔’ 행사도 진행 중이다. 매달 아산시평생학습관 대공연장에서 각종 뮤지컬과 연극, 콘서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드림사업에 참여 중이라면 1만원대의 저렴한 티켓가격으로 우수 공연을 볼 수 있다. 수익금 전액은 마찬가지로 저소득 가정들을 위해 쓰여진다.

  또한 시는 매년 1회씩 어려운 형편상 팔·구순 잔치를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효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 100여 명의 지역 노인들을 초대해 행사를 진행했으며 매년 5월마다 실시할 계획이다.

 전 팀장은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행복드림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받는 즐거움과 주는 행복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27일 평생학습관 갤러리에서 내년도 사업보고회와 작은 음악회가 진행될 예정이니 관심 있는 시민들이 많이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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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