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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100개, 사진전 주인공이 되다 … 샤넬이니까

샤넬 패션 부문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회장
‘샤넬 재킷 사진전’이 열린다. 내일(12월 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다. 프랑스 브랜드 ‘샤넬’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트위드 재킷’을 주제로 ‘리틀 블랙 재킷, 카를 라거펠트와 카린 로이펠트가 다시 찾은 샤넬의 클래식’이란 이름을 붙인 전시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창조부문 총책임자)인 카를 라거펠트가 찍은 사진들로 꾸며진다. 유명 패션잡지 ‘보그’의 프랑스판 편집장을 지낸 카린 로이펠트가 스타일을 맡았다. 우리나라 배우 송혜교, 미국 드라마 ‘섹스 앤 시티’로 알려진 배우 새라 제시카 파커, 영화 ‘스파이더맨’의 여주인공 커스틴 던스트 , 가수·디자이너·영화감독 등으로 활약하는 카니예 웨스트 등 전 세계 유명인 100여 명이 이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올 3월 일본 도쿄 전시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 대만 타이베이, 홍콩, 영국 런던, 러시아 모스크바, 호주 시드니를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를 주관한 샤넬 패션 부문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회장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는 “브랜드의 상징인 이 재킷을 다시 전 세계 대중에게 알릴 흥미로운 이벤트”라며 “샤넬 스타일의 정수를 표현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그에게 샤넬 재킷과 전시에 대한 생각, 불황 속 명품 브랜드의 전략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강승민 기자
사진=카를 라거펠트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샤넬은 여성복만 낸다. 고급 맞춤복인 ‘오트 쿠튀르’, 휴양지 패션 ‘크루즈 컬렉션’, 기성복 ‘레디투웨어’ 등 갖가지 품목을 선보이지만 어디에도 남성을 위한 상품은 없다. 비싼 가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은 샤넬 백 역시 남성 전용 상품은 없다. 이처럼 샤넬은 ‘여성을 위한 브랜드’로 여겨진다. 전시의 주제인 ‘샤넬 재킷’도 마찬가지다. 여성적인 재킷의 대명사로 불린다. 한데 역설적이게도 ‘트위드’라는 소재로 돼 있는 이 재킷은 본래 남성용에서 출발했다. 파블로브스키 회장은 “샤넬 재킷은 남성 재킷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라며 “마담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영국 북부, 울 소재로 유명한 스코틀랜드가 트위드의 원산지다. 트위드는 굵고 거칠게 짠 탓에 주로 두터운 방한용 코트나 모자에 주로 쓰였다. 그런데 ‘샤넬 트위드 재킷’은 샤넬이 만든 재킷 덕분에 ‘여성성의 상징’으로 바뀌었다. 1950년대의 일이다.

 파블로브스키 회장은 “50년대 패션 스타일이 여성의 신체를 너무 옥죈다고 생각한 마담 샤넬이 활동적인 여성을 위해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넬이 생전에 인터뷰했던 것처럼 “여성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운전을 할 때도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브리엘 샤넬은 재킷에서 깃을 뗐다. 언뜻 봐선 카디건처럼 보이는 편안한 모양새는 깃 없이 둥글린 목선에서부터 출발한다. 트위드를 부드럽게 가공한 재킷은 어깨에 패드도 없다. 인위적으로 꾸민 장식 없이 트위드 천이 자연스럽게 몸에 맞도록 돼 있다. 부드러운 실루엣은 재킷 밑단 안감에 둘러쳐진 황동 덕분에 안정감 있는 형태를 유지한다. 무게감 있는 황동 체인이 재킷 앞섶과 밑단에 자리 잡아 재킷 아랫부분이 말리거나 뒤틀리지 않도록 해 주면서 천이 아래로 자연스럽게 늘어지게 만든다. 트위드 소재에 섞는 금실 등 장식과 단추의 세공법 등이 다를지라도 기본 샤넬 재킷은 이런 모양새를 70여 년 동안 유지해 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최근 ‘샤넬 재킷 사진전’을 보도하면서 재킷이 “샤넬이란 브랜드 입장에선,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심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텔레그래프의 패션 에디터인 리사 암스트롱은 “샤넬 향수가 지속적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탱크’ 역할을 한다면, 2.55 핸드백은 핵심(killer) 아이템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샤넬 재킷이다. 이것이야말로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샤넬이란 브랜드엔 펄떡펄떡 뛰는 심장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파블로브스키는 “샤넬의 트위드 재킷은 단의 마무리가 똑바로 떨어지는 확실한 구조적 형태 덕분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 재킷은 샤넬의 명작(masterpiece)이다. 카를 라거펠트는 재킷의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 시대의 트렌드에 맞춰 매번 컬렉션마다 적절한 변화와 판타지, 재해석 등을 통해 재킷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샤넬 재킷이 “(탄생 이후로 지금까지) 시간을 초월하는 스타일”이라고도 했다.

 “어떤 스타일과도 잘 어울린다. 낮이든 저녁이든, 칵테일 파티에 가든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다. 청바지와 입어도 손색없이 훌륭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실제로 사진전에서 모델인 이네스 프라상주의 스타일은 편안한 캐주얼이다. 청바지에 구겨진 듯한 면 셔츠를 입고 샤넬 재킷을 걸쳤다. 재킷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정장에 더욱 어울릴 것 같은 모양새인데도 캐주얼 차림에 어색함이 없다. 그는 “샤넬 재킷만 늘 입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란 질문에 “그 사람은 매우 우아하고 패션 스타일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답했다. “샤넬 재킷이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이번 사진전에 쓰인 100여 벌의 샤넬 재킷은 모두 사진전용으로 샤넬 매장에선 팔지 않는 특별판이다. 전 세계를 돌며 하는 전시회 비용까지 감안하면 거금을 들인 마케팅 이벤트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규모 전시를 여는 이유는 뭘까. 파블로브스키 회장은 “‘특별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여건이 매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샤넬이란 브랜드의 ‘특별함’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모든 부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변함없을 것이다.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건, 창의성은 언제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자 샤넬의 원동력이다. 즉 패션과 창조, 샤넬이 자체적으로 소유한 9개 전문 공방의 노하우, (샤넬 재킷과 같은) 혁신, 제품의 품질 등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블로브스키 회장은 한국 언론은 물론 세계 각국의 매체와 인터뷰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국내 신문과는 4년 전 인터뷰가 가장 최근이다.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샤넬 핸드백의 가격에 대해 “일부에선, 한국 고객은 아무리 비싸도 가방을 사니 더 비싸게 판다는 지적이 있다 ”고 물었다.

 그는 즉답은 피한 채 이렇게 답했다. “다른 명품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든 새로운 컬렉션이 나올 때마다 스타일, 제작 비용, 소재, 운송 비용, 환율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정한다. (‘2.55’ 같은) 상징적인 가방이나 샤넬 재킷 등은 샤넬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매년 이런 제품들은 컬렉션의 정신과 연관해서 재해석된다. 컬러, 소재, 형태, 사이즈 등 여러 면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품질과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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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