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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안 내놓고 떠나겠다는 한상대

검찰총장은 쪽문으로 출근, 중수부장은 정문으로 출근 한상대 검찰총장의 승용차가 29일 오전 8시20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사진) 하지만 한 총장은 이 차에 타지 않고 있었다. 취재진이 몰려있는 정문을 피해 다른 통로로 출근했다. 반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은 약 30분쯤 뒤 자신의 차를 타고 대검 청사 정문을 통해 출근했다. [뉴시스·연합뉴스]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30일 검찰 개혁방안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 총장이 전날 최재경(50·연수원 17기)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전격 지시하면서 촉발된 ‘검란(檢亂)’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검 대변인실은 29일 “한 총장이 30일 오후 2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 뒤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총장은 이날 정오 무렵 대검 기획관·단장급 간부(차장검사급)의 용퇴 건의를 듣다가 이같이 밝혔다.

 한 총장은 전날 오후 검찰총장 하명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가 후배 검사들로부터 “승복할 수 없다”는 반발과 함께 연판장 서명 파동을 불러일으켰다. 한 총장은 자체 개혁 방안의 하나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했으나 최 중수부장이 반대하면서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국민 걱정이 크니 권 장관 중심으로 잘 수습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한다.

 청와대에선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지시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총장이 자리를 지켜선 사태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한 총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게 청와대 기류”라며 “이 대통령이 ‘권 장관 중심 수습’을 지시한 만큼 사표를 내면 수리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 중수부장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총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고는 하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감찰을 받고 있던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에게 조언을 해 준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총장이 사퇴하면서 발표할 예정인 ‘검찰 개혁 방안’에 대검 중수부 폐지 등 민감한 조직 개편 방안이 담길 경우 조직이 안게 될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장이 준비 중인 개혁안에는 ▶중수부 폐지와 부패범죄특별수사본부 신설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개혁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사퇴하는 총장이 내놓는 개혁안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검의 다른 간부도 “한 총장이 ‘오기’를 부리는 것으로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며 “자칫 잘못하면 정치권의 검찰개혁 논의에 끌려가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검찰개혁안을 만든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이날 “지금의 검찰은 국민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며 “이제는 수뇌부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검찰총장만이 아니라 권재진 법무부 장관, 최재경 중앙수사부장까지 즉각 물러나라”고 밝혔다.

고정애·이동현 기자

◆검란(檢亂)=검찰 조직 내 반란 . 검찰청법 7조는 ‘검사는 검찰사무와 관련해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고 규정돼 있다. 과거 검란 사례로는 두 가지가 유명하다. 1999년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은 대전법조비리와 관련해 사퇴를 종용받자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 수뇌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또 2005년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이를 수용한 뒤 항의 표시로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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