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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운구차 호위하던 4인방, 지금은…



김격식
북한 군부 강경파를 대표하는 김격식(72) 대장이 우리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최근 대북 관련 첩보와 김정은 의전서열 등을 고려할 때 무력부장 기용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격식은 이달 들어 김기남 노동당 비서 다음으로 호명되는 등 군 최고위 직위를 받은 징후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격식은 황해도 해주 지역을 관장하는 4군단장 때인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됐다. 또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을 지휘하는 등 북한 서부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도발을 지휘한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군 엘리트 양성기관인 강건군관학교 출신인 그는 김정일이 간부들 앞에서 “우리 격식이는 나와 격식이 없는 동무”라고 언급할 정도로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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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격식은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 시절인 2009년 2월 일선 군단장으로 전격 방출돼 강등설이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김정일이 “서부 최전연(최전방)과 서해를 잘 부탁한다. 다시 평양으로 돌아올 것이다”고 언급한 첩보가 우리 정보 당국에 입수돼 대남도발과 관련한 특별임무를 받은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평양 복귀 후 상장(별 셋)으로 강등돼 일각에서 ‘천안함·연평도 책임을 물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최근 대장으로 복권됐다.

 김격식의 임명으로 인민무력부장은 지난 4월 김영춘에서 김정각으로 경질된 뒤 7개월 만에 또 바뀌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작전국장 등 풍부한 야전경험에 리더십과 충성심을 갖춘 김격식으로 군부를 틀어쥐겠다는 김정은의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임진각 타격을 위협하는 등 대남 강경기조인 북한 군부의 정서를 상징하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인민무력부장 자리에서 김정각이 밀려남으로써 지난해 12월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 왼편에서 직접 호위한 군부 4인방은 모두 숙청되거나 몰락했다. 맨 앞에 섰던 이영호 총참모장은 지난 7월 전격 숙청됐다. 정보 당국은 이영호가 김정은의 군부개혁과 외화벌이 사업의 내각 이관에 반기를 들었다가 반혁명죄에 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장이 공석이던 국가안전보위부 최고 실세인 우동측 제1부부장도 4월 해임된 후 행적이 묘연하다. 무력부장에서 해임된 김영춘은 노동당의 민방위 담당 부장으로 공개활동 중이지만 실권을 잃었고 건강도 좋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들 빈자리는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등 김정은 시대의 군부 인사들로 채워졌다. 운구차 오른편 김정은 뒤에 섰던 장성택(김정은의 고모부)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기남 당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승승장구하거나 건재하다.

 당국자는 “김정은 체제 들어 군부와 노동당의 주요 직위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과 출신성분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군 고위급의 경우 충성도가 결정적 판단 기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말 모교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과 수령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군사가다운 기질이 있고 작전전술에 능하다 해도 우리에겐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포병 전문가로 자신의 군부 과외교사 역할을 한 이영호를 숙청한 배경을 거론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군부 인사에 대한 롤러코스터식 해임·강등도 빈번하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단기간 충격적인 인사조치를 되풀이하면 군부의 충성심 경쟁을 끌어내는 효과가 크고, 김정은도 이를 겨냥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반목과 갈등을 심화시켜 체제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해임 이후 화려하게 총참모장에 오른 현영철도 지난달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에서 대장으로 강등됐다. 이달 들어서는 정찰총국장 김영철이 대장에서 상장(또는 중장)으로 떨어졌고, 작전국장인 최부일도 대장에서 한 계급 강등당했다. 이들 두 사람은 개성공단 진입도로를 통해 북한군 병사가 귀순한 사건 때문에 문책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귀순한 북한군 보위장교(중위) 출신 이철호씨는 “북한에서 군 계급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김정일·김정은이 붙이거나 떼라 하면 하루아침에 그대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등당한 계급장을 달고 행사에 나오게 함으로써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복권을 위해 충성경쟁에 나서도록 만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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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