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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조직 챙기는 최재경 vs 그냥 안 나간다는 한상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대검 중수부장 정면 충돌’ 사태가 벌어진 28일 오후부터 하룻동안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숨돌릴 겨를 없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혁명전야를 거쳐 D-데이(29일)를 맞는 분위기였다”는 말도 나왔다. 일단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29일 오후 2시쯤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조건부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공개되면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총장이 30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인 ‘검찰 개혁방안’에 최재경(50·사법연수원 17기) 대검 중수부장 등 대검 참모들이 극구 반대한 중수부 폐지 등 민감한 조직 개편안이 포함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한 총장은 자신의 사표 제출에 ‘(청와대의) 신임을 묻기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는 개혁안을 발표한 뒤 청와대가 사표를 반려한다면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을 청와대 쪽에 넘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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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대검의 한 간부는 “사표를 내고 나간다는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특히 한 총장의 검찰 개혁안에 민감한 사항이 담기면 검찰 조직에는 두고두고 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최 중수부장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일관되게 반대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시각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입장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한사코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한 총장이 입장을 바꾼 것은 대검 참모부터 일선 평검사들까지 전방위로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대검 감찰본부가 28일 오후 6시30분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착수 방침을 공개하자 검사들은 29일 새벽까지 대검 청사 등에 모여 울분을 토했다.

오전 8시 대검 연구관급 검사들이 간부들에게 총장 퇴진 요구안을 전달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이후 채동욱 대검 차장실에는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과 연구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치 대형사고 대책본부처럼 북적북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총장의 공식 ‘입’ 역할을 해온 대검 대변인실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대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검찰의 입장을 알렸다.

 “일단 대검 차원에서 오전 중에 검찰총장의 용퇴를 관철시킬 테니 각 지검 차원의 집단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한 총장 출근 직후인 오전 9시쯤 최 중수부장을 제외한 대검 간부들이 대검 청사 8층 총장 집무실을 찾았다. “용퇴를 하셔야 조직이 산다”는 간부들의 고언에 한 총장은 “너희도 같이 옷을 벗으라”고 맞서며 고성이 오갔다. 그러자 평검사들 사이에선 “평검사 회의를 열어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자”는 의견이 들끓었다.

 전모(30)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석동현(52·사법연수원 15기) 전 서울동부지검장도 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려 압박했다.

 그럼에도 한 총장의 의지는 굳어 보였다. 대검 관계자는 “왜 사퇴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반전은 정오쯤 일어났다. 대검 기획관 및 연구관급과의 회의에서 한 총장이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 사실은 1시50분쯤 공개됐다. 이날 오후 4시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중앙지검 간부들이 찾아오자 한 총장은 조건부 사퇴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평검사회의를 열어 “뇌물수수·성추문 사건, 중수부장 감찰 파문 등과 관련해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이를 신임과 결부시키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검사는 “한 총장은 개혁안 없이 순수하게 사퇴의사만 밝히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문병주·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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