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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의 사소한 취향] 솔로들의 반란? 크리스마스 ‘솔로대첩’

이영희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서울 홍대 앞에서 활동 중인 뮤지션 가운데 ‘죄다 커플’이라는 1인 밴드가 있다. 홍대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길거리 공연을 보게 됐는데, 낯선 밴드임에도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 대표곡은 밴드명과 같은 제목의 ‘죄다 커플’. “홍대에도 죄다 커플/신촌에도 죄다 커플/명동에도 죄다 커플”로 이어지는 명쾌한 후렴구를 홍대 앞 솔로부대들이 울분을 토해내듯 따라 외치고 있었다.

 이들 중 누군가 기획한 것일까.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 재미있는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는 모양이다. 커플들이 거리를 장악하는 이날, 약속 없는 솔로들이 한데 모여 짝을 찾는 대규모 미팅 ‘솔로대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에서 시작된 이 이벤트가 숨어 있던 솔로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연예인들이 속속 동참을 선언하고, 후원 의사를 밝힌 기업도 생겨났다. 지난 9월 “24인용 군용 텐트를 혼자 칠 수 있나요”라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서 시작된 ‘T24’처럼 SNS를 타고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이벤트의 하나로 기록될 듯하다.

 참가 방법은 간단하다. 남자는 흰색, 여자는 붉은색 옷을 입고 여의도 공원에 모인다. 남녀가 양편에서 대기하다 진행자의 신호에 따라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달려가 손을 잡으면 끝. 반응은 다양하다. 한 솔로 후배의 말. “너무하지 않아요? 외모만으로 선택하는 거 아냐. ‘짝’ 같은 프로그램도 일주일간은 탐색할 시간을 주는데.” 누군가가 답한다. “일주일간 탐색해도 결국 예쁜 여자한테 몰려가기는 마찬가지더구먼 뭘.”

 ‘연애 안 하는 젊은이들’ 때문에 고민 많은 일본에서는 이미 이런 대형 미팅이 인기란다. ‘메가 고콘’이라고 불리는데, 초대형을 뜻하는 ‘메가(Mega)’에 미팅을 의미하는 ‘고콘(合コン)’을 합한 신조어다. 도쿄 북쪽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에서 열리는 ‘미야콘’이 가장 유명한데, 일정 참가비를 내면 이 지역의 식당과 술집을 마음껏 돌며 이성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 지난해 참가자는 3000여 명. 대형 미팅이 저출산과 만혼(晩婚)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주목받으면서 최근에는 센다이나 삿포로 등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도 슬슬 대형 미팅 붐이 시작되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트위터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솔로대첩 당일, 기성세대들은 괜히 젊은이들 방해 말고 일찍일찍 귀가하도록 합시다.” 흠, 그런 겁니까. 그럼 저출산과 만혼의 주역 ‘기성세대 솔로’들은 어찌하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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