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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소금 한 포대

소금 한 포대 - 박후기(1968~ )

천일염 한 포대, 베란다에 들여놓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누런 간수 포대 끝에서 졸졸 흘러내립니다. 오뉴월 염밭 땡볕 아래 살 태우며 부질없는 거품 모두 버리고 결정(結晶)만 그러모았거늘, 아직도 버릴 것이 남아있나 봅니다.

치매 걸린 노모, 요양원에 들여놓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멀쩡하던 몸 물먹은 소금처럼 녹아내립니다. 간수 같은 누런 오줌 가랑이 사이로 줄줄 흘러내립니다. 염천 아래 등 터지며 그러모은 자식들 뒷짐 지고 먼 산 바라볼 때, 입 빼뚤어진 소금 한 포대 울다가 웃었습니다.

이 헐수할수없는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시인도, 나도, 우리 모두 모른다. 그러나 마음에 한 번 인화된 뒤에는 지워지지 않는 화인을 삼킬 수 없어서 그대로 받아 적어보기라도 하는 것으로 견뎌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 화인이 끝없이 연기를 피우며 타 들어가는 바람에 한 포대의 소금에 대해 말해 보는 것이다. 소금은 쓰라린 것이고, 또 역설적이게도 이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삶의 잔혹성이 거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일어나다가 쓰러지는 어머니.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벌써 몇 년째 그런 당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어머니. 안방에 계시면서, 베란다로 나가버린 것 같은 어머니. 총기도, 기력도, 여자도 다 빠져나가 버렸으나, 아직 남은 어머니. 어머니. [장철문·시인·순천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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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