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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졸 신화 더 많이 쏟아져야

LG전자에서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졸 사장이 탄생했다. LG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조성진 사장(가전사업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용산공고를 졸업한 그는 1976년 사원으로 입사한 뒤 세탁기 모터 개발의 한 우물을 팠다. 그의 손을 거친 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은 벨트 없이 모터가 직접 세탁조를 돌림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였다. 그가 세계 처음 개발해낸 듀얼 분사 스팀 드럼세탁기도 전력 소모와 세탁 시간을 줄인 히트 제품이다. 이 모두 공장 2층에서 개발팀과 함께 숙식하며 밤을 새워 개발해낸 산물이다.



 지난해 LG 세탁기는 세계 시장 점유율 10.9%로 1위였다. LG의 드럼세탁기는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됐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엄격한 성과주의를 적용하겠다”는 인사원칙을 선언한 바 있다. 어쩌면 조 사장의 발탁은 당연할지 모른다. 모두 손대기를 기피하고, 일본 기술을 베끼기에 급급하던 세탁기를 입사 36년 만에 세계 1위로 우뚝 세운 업적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성과주의’라는 인사원칙이 무색해진다.



 최근 고졸 채용이 늘어난 것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이 채용한 13만5000명 가운데 고졸 신입사원이 4만1000명이나 됐다. 80%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에다 학벌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LG전자 조 사장의 신화는 이런 흐름에 또 하나의 방점(傍點)을 찍었다. 한쪽에서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고, 다른 한편에선 대졸 실업자가 양산되는 기형적 현실을 타개하려면 더 많은 고졸 성공신화가 쏟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연·지연에서 벗어나 능력 위주의 인사가 뿌리내려야 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2위를 다투는 대졸·고졸의 임금격차도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 길게 보면 대학 진학률은 OECD 평균인 40%대로 낮춰지는 게 바람직하다. 꿈도 없이 대학 가기보다 대학 안 가고도 꿈을 이룰 수 있어야 훨씬 행복한 사회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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