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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으로 뽑아낸 ‘커피 예술’ … 거부감 없는 깊고 진한 맛에 반하죠

하와이 코나,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 예멘 모카와 같은 세계 3대 커피는 저마다의 독특한 맛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독특한 방식으로 커피를 뽑아내는 ‘사이펀 커피’가 강남대로를 오가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글=김록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역삼동 ‘레이나커피’의 정소리 바리스타가 방금 추출해 향기 그윽한 사이펀 커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이펀 커피는 산미 조절에 따라 맛이 달라져 바리스타의 실력이 중요하다.

길게 늘어선 플라스크에 곱게 갈아낸 원두가 가득 담겨 있다. 램프에 붙은 불이 힘차게 물을 끓이며 오르락 내리락 한다. 물과 압력이 조화를 이루며 커피의 맛을 극한까지 뽑아내는 듯 하다. 마치 과학 실험을 하는 듯한 이 장면은 사이펀 커피의 제조 과정이다.

  매혹의 음료라 불리는 커피의 최근 트렌드 중 하나는 사이펀 커피다. 1980년대부터 커피를 즐겼던 사람에게는 다소 익숙한 맛이다. 과거 다방과 같은 곳에서 종종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 커피는 압력을 이용해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인 ‘사이펀’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강남대로 안쪽 골목에는 이 같은 사이펀 커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카페와 유명 바리스타가 있다. 레이나커피의 정소리(27) 바리스타다. “6년 전 우리나라에 아메리카노 붐이 일면서 사이펀 커피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사이펀 커피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거부감이 없는 깊고 진한 맛이라고 할 수 있죠.” 그녀는 전세계 사이펀 커피의 대가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인 ‘2012년 월드사이포니스트 챔피언십’에 국가대표로 출전, 2위를 수상한 실력파다.

  그녀는 사이펀 커피를 ‘압력과 중력, 진공이 만들어낸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일정한 맛을 내는 일반 커피와는 달리 산미를 조절함에 따라 각자의 취향에 맞는 맛을 조절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이펀 기구와 물, 곱게 갈아낸 원두가 필요하다. 우선 하단의 플라스크 볼에 물을 넣고 끓인 다음 갈아낸 원두를 담은 로드를 넣으면 압력이 발생한다. 증기의 압력에 의해 진공관을 따라 로드로 물이 수직 상승하고, 담아 놓은 원두의 약 2배에 이르는 물이 올라왔을 때 교반(섞는 작업)을 통해 커피와 물을 조화롭게 합쳐 준다. 20초~30초가 지난 후 불을 끄게 되면 플라스크 속 공기가 냉각되면서 필터에 의해 저절로 커피가 걸러지는 과정을 거친다. 깊고 진하면서도 너무 쓰지 않은, 풍미를 자극하는 맛이 특징이다.

커피 추출 과정 시연, 손님이 직접 만들기도

역삼동 ‘레이나커피’의 정소리 바리스타가 방금 추출해 향기 그윽한 사이펀 커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이펀 커피는 산미 조절에 따라 맛이 달라져 바리스타의 실력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사이펀 커피는 일반 커피의 깔끔한 맛과 에스프레소의 진하고 풍부한 느낌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놓은 듯한 맛을 자랑한다. 언뜻 고소한 맛도 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하고 섬세한 손놀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제대로 추출되지 않는다면 너무 싱거울 수 있고 지나치게 오래 추출한다면 너무 쓴 맛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펀 커피가 주문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단순히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해 마시는 것 대신 직접 커피를 만들고 맛을 창조해내고자 하는 욕구가 대중들 사이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최근 1년 사이에 사이펀 커피를 찾는 분들이 늘었어요. 바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을 시연하면 손님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만들기를 원하기도 하죠.” 추출 방법에 따라 맛의 폭이 다양하고 거부감이 없는 사이펀 커피가 각광을 받는 이유다. 정 바리스타가 커피에 입문한 것도 바로 이 사이펀 커피 때문이다. 그녀는 원래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특유의 쓴 맛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브라질 몬테 알레그로를 사이펀으로 내려 마시게 됐고, 그 깊고 고소한 맛에 반하게 됐다. 평소 보리차를 좋아하던 그녀에게 사이펀 커피의 맛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사이펀 커피는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마실 수가 있다. 마트에서 약 6만~10만원이면 사이펀 도구를 구입할 수 있다. “원두를 갈아 직접 진공 압력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아요. 여유롭게 커피 맛을 천천히 즐기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라며 정 바리스타는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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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