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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조명만” … 주민·관리소 구두쇠 절전작전

개그콘서트 ‘정여사’가 이곳을 찾았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거다. “짜. 짜도 너~무 짜.” 이 아파트에서 절약하는 분야는 딱 하나다. 바로 전기다. 4년 내리 공동전기료를 줄였다. 어떻게 줄였을까. 관리소장과 주민들에게 비결을 들었다.

글=조한대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역삼 e편한세상 관리직원과 주민들. 왼쪽부터 윤경상 관리소장, 고성림·이만례씨, 이기 입주자대표회장

강남 한복판에 ‘전기소비효율 1등급’ 아파트가 있다. 시설이 첨단이라서가 아니다. 관리소장이 절약에 앞장서고 주민들이 스위치 내리기에 동참해 매년 마른 수건 짜듯 줄이고 또 줄여서다. 역삼 e편한세상아파트 얘기다. 2009년부터 성과를 냈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함께 주관한 ‘에너지빼기 사랑더하기’ 사업에서 에너지 절감 아파트로 선정됐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전년 6월 중순~8월 중순과 올해 동기 대비 에너지 소비를 줄인 상가·아파트·대형건물 등에 캠페인 참여 증서와 연탄 후원 증서를 준다. 절감한 양에 따라 은행과 일반기업체에서 받은 후원금으로 연탄을 마련해 절감 아파트(또는 건물) 이름으로 연말에 불우이웃에게 전달한다.

이 아파트는 2009년에 전년대비 공동전기 9만478kWh, 산업용전기 227kWh를 줄였다. 2010년엔 2009년에 줄인 양에서 공동전기 3280kWh, 산업용 65kWh를 또 줄였다. 2011년에도 지난해 줄인 양에서 공동전기를 8만1252kWh 줄였고 올해에도 공동전기 9540kWh를 줄였다. 4년 내리 에너지 소비를 줄여나간 것이다. 그만큼 연말에 사랑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었다.

(사)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서 하는 친환경 아파트 프로그램에선 2010년 에코상, 지난해와 올해 녹색상을 받기도 했다.

에너지 절감은 주차장부터 시작됐다. 단지 내 지하주차장은 지하 3층까지다. 형광등이 총 1100개가 설치돼 있었다. 윤경상(68) 관리소장은 천장에 설치된 형광등을 한 개씩 건너뛰고 제거했다. 바닥으로부터 85㎝ 높이에 있는 지점이 평균 70룩스 이상 조도를 유지해야 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고려했다. 이렇게 해 800여 개를 없앴다.

윤 소장은 “주차장에 불을 밝히는 이유는 범죄예방과 주민편의를 위해서”라며 “예전보다 어두워지긴 했지만 CCTV 녹화를 해도 사물을 식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주차장 입구에 달린 형광등은 개별 스위치가 달려 있다. 주차장 입구는 밝은 낮엔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등을 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두워진 밤에만 켜기 위한 조치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 또는 목요일엔 ‘지하주차장 불끄기 행사’를 오후 1시부터 90분간 시행해 오고 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사전에 입구를 통제한 상태에서 한다.

지난 2월 지하주차장 1층에 LED등 10개를 설치하고 계량기와 연결해 기존 형광등과 에너지 효율을 비교해 보고 있다. 윤 소장은 “형광등이면 100원 나오지만 LED등은 75~80원 나올 정도로 에너지 절감이 되는 건 사실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신청하면 무료 교체도 해준다”면서도 “무료 교체해 주는 대신 전기료는 기존 가격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교체 여부를 대표회의 판단에 맡겨둔 상태”라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전기료도 아꼈다. 관리직원들이 일하는 책상 위나 사람들이 자주 앉는 소파 위에만 불을 밝혔다.

가로등 점·소등 시간도 신경 썼다. 단지 내엔 가로등이 23개, 조경등이 25개 총 48개다. 관리직원은 기계실에 가서 이틀에 한 번씩 점·소등 시간을 타이머 장치로 변경했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었을 때와 같은 기상 여건이나 계절에 맞추기 위해서다. 보통 해진 후 40분 후부터 불을 켰고 해 뜨기 40분 전에 불을 껐다고 한다.

주민 참여 캠페인에도 적극 나섰다. 전 세대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방송을 주기적으로 실시했다. 평소엔 월 2회,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여름철엔 월 4회씩 했다. 방송은 ‘세대당 한 등 끄기’ ‘불 끄고 별 보기’ ‘내가 불을 끄면 그만큼 절약된다’ 같은 내용을 담았다. 지난 8월엔 에너지 소비 최소 세대(월 1만4000원)와 최대 세대(월 62만원) 전기료를 게시판에 붙여 놓기도 했다.

관리직원들 노력에 주민 모두가 흔쾌히 반기진 않았다.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기(63) 입주자대표회장은 “주로 젊은층에서 어두워 불편하다고 말한다”며 “그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국가적으로 블랙아웃, 원전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우리부터 절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여름철 에너지를 많이 써 기계에 과부하라도 걸리면 더 큰 비용이 들고 불편함도 커지기 때문에 평소 아껴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2009년부터 에너지 절감 활동을 하고 있지만 큰 갈등이 발생한 적은 없다. 지금은 젊은 세대들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주민 고성림(54)씨는 “처음엔 불편함을 느꼈지만 꾸준한 절감운동으로 집에서 두 개 켤 등을 하나만 켜는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주민 이만례(68)씨도 “가전제품 사용 자체를 줄이려 노력하고 사용하지 않는 제품 플러그는 뽑아 놓는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주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에너지를 절약해 해마다 불우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아파트 자랑거리도 생겨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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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