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올 수능 외국어 영역 21번 문제 허술 … 수 일치 문제로 오판 가능

201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외국어 영역 문제는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 어법문제 역시 난도가 높았다. 특히 21번(홀수형) 어법문제는 가장 까다로웠다. 정답(③ which→on which)을 포함한 문장이 관계절의 주어·동사 도치구문이기 때문이다. 관계절 도치구문은 사물·상황 등을 묘사하거나, 주어가 지칭할 대상이 새로운 정보로 소개될 때 사용되는 고급 표현이다.

변별력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21번 문제와 관련해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관계절 도치가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어법문제로 출제하기에 적절한 난이도인가 하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수험생이 21번 문제를 풀 때, 출제자가 의도한 관계절의 도치가 아닌 단순한 수일치 문제로 오판하고 정답을 고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관계절에서의 주어·동사 도치는 고3 수험생에게 생소한 구문일 수 있다. 영어 문장에서 주어와 동사의 위치가 바뀌는 도치 현상은 대부분 주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종속절의 도치구문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사용된다. 종속절 도치의 대표적 유형은 세 가지다.

1 ~as[than] V(대동사) S 2 if S V, S V→V S, S V 3 ~전치사+관계대명사(목적격) V S

첫 번째 구문은 지문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형태이고, 두 번째는 문법(가정법)에서만 많이 다루는 유형의 도치다. 세 번째 유형의 관계절 도치는 고등학생들이 접하는 지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다. 실제로 1994년부터 치러진 수능 외국어 영역 지문 전체(관계절 도치 어법문제에 사용된 2개의 문장제외)에서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구문이다. 수능에서 관계절 도치구문은 독해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오직 문법 문제로만 출제됐다. 출제된 사례는 2012·2013학년도의 2번이다.

1 ~, on which was placed(v) possible technical solutions(s)~. (was placed→were placed) (2012학년도) 2 ~, which appear(v) actors(s). (which→on which) (2013학년도)

동일한 관계절 도치구조지만 2012년의 경우는 ‘on which’를 전제조건으로 준다. which가 주격이 아니라는 사실이 전제되기 때문에 관계절의 주어·동사가 도치됐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2013학년도 문제는 which 앞에 전치사가 없는 형태로 출제됐다. 이처럼 2012학년도와 다르게 2013학년도 문제에서는 관계사 앞에 전치사가 없기 때문에 수험생이 관계절의 도치구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관계절 도치 구문이 오히려 어법에 어긋나는 어색한 문장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가령 which를 당연히 appear의 주어로 간주하게 되면 비록 동사가 아닌 관계사에 밑줄이 있더라도 막연하게 단순한 수일치 문제로 오판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어 영역 객관식 문제는 풀이과정이 없다. 문제를 짜임새 있게 출제해야 학생들이 출제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013학년도 문제는 다음 네 가지 형태로 출제가 가능했다.

1 복수 선행사+which appear(수일치)+actors 2 단수 선행사+which appears (수일치)+an actor 3 on which appear actors (어법상 하자가 없는 선택지) 4 which actors appear

 첫 번째와 두 번째 형태는 관계사와 동사의 수를 일치시킴으로써 단순한 수일치 문제로 오판할 가능성을 배제해준다. 세 번째 유형은 정답(어색한 표현)으로 출제되지는 않아도 관계절 도치구문의 파악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네 번째는 관계절의 도치 구문이 아닌, 동사(appear)의 1형식 구조만을 관계절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묻는 문제이다. 네 번째 형태가 고3 교과과정에 적합한 난이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10월 18일자 칼럼에서 수능 영어의 전체흐름 문제는 정답을 ①번 또는 ⑤번으로 정하는 게 구조적으로 무리임을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1994년부터 2012년 수능의 전체흐름 기출 문제 중 정답이 ①번 또는 ⑤번인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음을 밝힌 바 있다. 2013학년도 수능 전체흐름 문제 역시 정답이 ②번으로 출제됐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