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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경제 대전환, 한국엔 기회다

오승렬
한국외대 중국학부 교수
경제학
중국이 기침만 해도 한국 경제는 독감에 걸리는 시대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 전체 수출의 약 24%가 중국으로 간다. 중국 소비자가 국내 업계의 판도를 바꾸기도 한다. 그런 중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올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4%로 7분기 연속 하락세다. 당연히 대중국 수출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수출증가율은 올 들어 9월까지 0%(전년동기 대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로 이런 시기에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막이 올랐다. 시진핑 시대의 한·중 경제협력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우선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부터 살펴보자. 중국 정부는 성장률 둔화 우려에 9월부터 강력한 부양카드를 빼들었다.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다시 허가했고 화폐 공급도 늘렸다. 중앙정부는 이미 3분기에만 총 5조 위안(약 872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승인했다. 정부가 결심만 한다면 투자 재원 조달은 문제가 아니다. 국유 금융기관을 동원하면 되니 말이다. 지방정부는 이를 잘 안다. 정부의 의도를 읽고 한 발 앞서 간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으로만 본다면 경제지표가 나쁠 때가 역설적이게도 좋은 사업기회이며 호황이 지속하면 오히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경제가 완연히 회복 조짐을 보이면 이미 경기 과열과 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기다리고 있어 사업 환경은 악화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의지를 갖기 시작한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대외경제 영역 역시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보호주의 공세와 환율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또 60만원짜리 애플사의 아이패드를 중국에서 조립하면서 1대당 불과 1만2000원 남짓의 임금을 지급하는 데 분노하고 있다. 베이징 당국으로서는 좀 ‘약한’ 협력 상대가 필요하다. 중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표준화된 비용 절감형 기술은 바로 한국 기업이 가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윈-윈 협력이 가능한 이유다. 한국 경제는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의 어려움에 비유되나, 샌드위치 맛을 결정하는 핵심은 가운데 낀 내용물이다. 1000만 개를 훌쩍 넘는 낙후된 중소기업을 현대화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한국과의 산업협력이 절실하다.

 관(官) 주도형 경제의 폐단과 극심한 빈부격차의 극복은 시진핑 시대의 당면 과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시진핑은 혁신과 변혁을 주도할 수 있는 카리스마에 있어 덩샤오핑(鄧小平)에 훨씬 못 미친다. 고질적인 정(政)·산(産) 유착과 공권력의 남용을 서서히 개선해 갈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역시 역발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빈부격차는 현지화와 차별화 전략이 모두 통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중산층 비율이 아직 낮다고 하나 14억 인구대국 중국의 중간 소득계층은 2억 명이 넘는다. 럭셔리 소비시장도 우리에게는 매력적이다.

 낙후된 중국의 농업경제 역시 한국의 농업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12월 1일부터 발효되는 한국의 협동조합기본법은 투자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한국과 중국의 농촌경제를 연결할 수 있는 토대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농업을 빼달라는 소극적 자세를 넘어 투자환경을 제공하라는 공격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 경제는 분명 한국 경제에 기회와 위험요인으로 동시에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차이나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면 중국 경제의 과도기적 상황이 오히려 한국 경제 재도약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자. 물론 독감에 견딜 수 있도록 우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오 승 렬 한국외대 중국학부 교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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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