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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아름다운 단일화’는 못했지만 버스와 택시의 ‘아름다운 협상’은 가능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자식이 둘 이상이면 이런 경험 있을 게다. 모처럼의 외식 날. 큰애는 스파게티를 먹자 하고, 작은애는 탕수육을 먹자 하고. 이럴 때 참 난감하다. 탕수육에 스파게티 소스를 끼얹어 먹을 수도 없고 스파게티 면을 춘장에 볶아 먹을 수도 없고. 의견대립으로 한참을 싸우다가 외식을 때려치우고 집에 가서 김치찌개랑 밥 먹은 적도 많다. 합의점을 찾지 못해 외식이 그렇게 몇 번 무산되자 자기들 고집이 결코 본인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걸 알고, 어느 날 애들이 두 가지 절충안을 내놓았다.

 첫 번째. 한 명이 양보를 한다. ‘이번에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준다면 다음 번엔 네가 원하는 식당으로 가겠다’는 약속을 하는 거다. 단 조건이 있다. 약속에 대한 믿음과 신뢰다. 두 번째. 제3의 식당인 한식당에서 불고기랑 잡채를 먹는 거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웃음만 나온다. 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는 그런 걱정 필요 없겠다. ‘세상의 모든 음식’이 있는 ‘푸드 코트’가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짜장면을, 스파게티를, 불고기까지 각자 취향에 따라 한곳에서 먹을 수 있으니.

 요즘 ‘대선후보 단일화’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쪽에선 아름다운 단일화였다 하고, 저쪽에선 아름답지 못한 분열된 단일화라 하고. 분열까진 아니더라도 그리 아름다워 보이진 않는다. 협상이 아름다우려면 결과를 놓고 볼 때 양측 모두에게 득이 있어야 한다. 대선후보 단일화가 성공했던 김종필과 김대중 경우에는 두 후보 지지율 차이가 커서, 김종필 입장에선 당선 확률도 적은 대통령직을 포기해도 얻을 것이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과 안철수 두 후보의 지지율은, 자고 나면 바뀌는 엎치락뒤치락 초박빙 상태. 누구든 조금만 힘을 더 얻으면 대통령이 될 판국이다. 누가 아름답게 양보하겠는가. 아바의 노랫말처럼 ‘Winner takes it all’인데. 애초부터 ‘아름다운 단일화’를 꿈꾸기엔 두 후보의 인기가 막상막하였는지도 모른다. ‘이번엔 내가 대통령, 다음 번엔 네가’ 할 수도 없겠고. 초박빙에서의 ‘아름다운 단일화’는 환상이었다. 어쨌거나 야당 후보는 단일화가 되었고.

 대선 말고도 이곳저곳 아름다운 협상이 필요한 곳은 많다.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얘기다. 우선, 한 명 달랑 태우고 주행하는 택시가 대중교통인가. 길거리마다 머리 위에 ‘빈차’ 사인을 이고 다니며 마냥 돌아다니는 차가, 손님을 태우고 돌아다니는 차보다 더 많다. 어디던가. 빈 택시들을 줄 맞춰 세워 놓고는 인기 드라마를 보는 ‘자동차 극장’을 연출하는 곳도 있던데. 택시 수가 너무 많다. 빈 차로 길에 뿌리는 기름 낭비를 생각하자. 혼자 받는 서비스치고 요금도 외국에 비해 너무 싸다. 버스와 택시. ‘아름다운 협상’이 가능은 할까.

글=엄을순 객원칼럼니스트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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