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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년 자존심 깨고 … 영국은행에 외국인 총재

새 영국은행(BOE) 총재로 지명된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26일 오타와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활짝 웃고 있다. 318년 BOE 역사상 외국인이 총재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뉴시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발언권을 넘겨받는 순간 의원들은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부 재정 상황에 대한 따분한 설명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새 중앙은행 총재 임명에 대해 여왕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는 말이 나오자 걸음을 멈췄다. 318년 전통의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에 최초로 외국인 수장이 임명된다는 ‘깜짝’ 발표였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카니 지명



 BOE의 새 총재로 지명된 인물은 현직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인 마크 카니(47)였다. 오스본 장관은 의사당이 술렁이자 “그는 우리에게 최상의 선택이고, 따지고 보면 (캐나다가 영연방 국가이기 때문에) 아주 외국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1694년 설립된 BOE는 세계에서 둘째로 오래된 국가 중앙은행(첫째는 스웨덴 중앙은행)으로 통화 및 금리 조절과 화폐 발행이라는, 전 세계적 표준이 된 중앙은행의 기능을 정립한 곳이다. ‘금융제국’ 영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부의 기습 쿠데타”라고 표현했다. 관습과 전통에 안주해온 BOE에 대한 충격적 처방이라는 의미다. 언론들은 카니의 총재 임명에 대해 BOE 내부 개혁, 시중은행들에 대한 규율 강화, 경제위기 해소 등을 복합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008년 주요 7개국(G7) 최연소 중앙은행 총재로 등장한 카니는 취임 직후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를 캐나다가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시중에 자금을 풀어 경기위축을 막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원래 강하기로 소문난 캐나다 정부의 은행에 대한 건전성 규제는 더욱 옥죘다. 전략은 적중해 캐나다의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은 1년 반 만에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됐다. 카니는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의 100대 인물’에 들었고, 다음해 리더스 다이제스트지에 의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캐나다인’으로 뽑혔다.



 교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난 카니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박사 학위(경제학)를 받았다. 캐나다 중앙은행장이 되기 전 13년 동안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먼삭스에서 일하며 런던·도쿄·뉴욕 등에서 살았다.



 FT는 그가 BOE의 폐쇄적 집단 문화에 물들지 않은 이방인인 데다 은행들의 생리를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BOE 개혁과 은행 감독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특별하고 존경할 만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영국 정부의 카니 영입을 칭찬했다. 영국의 은행들은 지난봄 은행 이자율의 기준이 되는 리보금리(Libor)를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나 신뢰가 추락했으며, 당시 BOE도 이를 알면서 묵인해 왔다는 의심을 받았다. 차기 총재를 노리던 폴 터커 BOE 부총재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카니는 내년 7월 취임한다. BOE 총재의 임기는 8년이지만 그는 5년만 맡는 조건으로 영국 정부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캐나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도전할 가치가 있는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말했다. 그가 받게 될 연봉은 62만4000파운드(10억8500만원)로 알려졌다. 옥스퍼드대 유학 때 만난 그의 부인은 캐나다·영국 이중국적자며 카니도 곧 영국 시민권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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