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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들인 전승공예전, 유료 관객은 100명?

‘2012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전승공예전-오래된 미래’가 열리고 있는 서울 견지동 아라아트센터 3층 전시실. 건축용 철제로 짜여진 진열장 옆 휘장에 무형문화재 각 종목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전시 초기에는 개별 작품 설명이 전혀 없었으나 관람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진열대 바닥에 작은 명제표를 붙였다. [김성룡 기자]


관람객 하나 없이 텅 빈 1층 전시장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보유자 박명배 장인의 끌질소리만 쓸쓸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26일 오후 1시, ‘2012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전승공예전-오래된 미래’가 열리고 있는 서울 견지동 아라아트센터 모습이다.

장인 180명 500여 점 전시



 전시 부대행사로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시연회가 준비됐지만 찾아온 관객은 없었다. 같은 시간, 석장 이재순씨의 시연이 열려야 하는 5층 복도는 자재들만 자리를 지키는 중이었다. 안내데스크에 물어보자 “사람이 없어 (시연자들이) 조금 일찍 점심을 먹으러 가신 것 같다”고 했다.



 문화재청(청장 김찬)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세섭)이 기획한 중요무형문화재 작품전이 허술한 준비로 외면을 받고 있다. 14일 시작한 이번 전시는 1964년 종목별 기능보유자가 지정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전승공예사를 총정리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자리다. 4억 가까이 돈을 들여 작고 보유자는 물론 명예 보유자, 현직 보유자, 전수조교를 포함해 장인 180여 명의 대표작 500여 점을 모았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전시장은 썰렁했다. 1~5층 전시장을 1시간여 돌아봤지만, 기자가 마주친 관람객은 6~7명 뿐이었다. 이번 전시의 성인 입장료는 1만원(학생과 65세 이상은 무료)이다. 국가기관이 주최하는 전시로는 비싼 편이다. 문화재보호재단 추산에 따르면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200여 명. 하지만 유료 관람객은 지난 12일간 100명이 채 안 된다.



 재단 측은 “무료로 전시를 열 경우 관객들의 집중도가 떨어져 유료 전시를 기획했다”면서도 “문화재 관련단체 등에 무료 쿠폰을 뿌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관객들에 대한 배려 부족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1층의 전통악기와 함께 2~5층은 ‘미(美)-내다’ ‘주(住)-살다’ ‘식(食)-먹다’ ‘의(衣)-입다’ 등의 주제 아래 작품을 모아놨지만, 전통공예 기법이나 작품 특징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개막 당시 작품·작가 이름을 적은 명제표(名題票)마저 붙이지 않아 관객들의 불만이 일기도 했다.



 전시를 기획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준모씨는 “설명이 있으면 관람객들이 작품은 보지 않고 설명만 읽는다. 작품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기라는 의미에서 일부러 설명을 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슨트(전시해설자)의 안내나 음성가이드 등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조차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대학생 김지윤씨는 “자개함이나 놋기그릇 등 아름다운 작품이 많았지만, 어떤 전통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등을 알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실수도 있었다. 5층 전시장 입구에는 ‘리눅스: 오늘의 전통이란?’이라는 제목의 한글 안내문이 있었는데 그 아래쪽 중국어 번역에는 엉뚱하게 ‘도자기 장인(瓷器匠)’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재 전문가는 “중국의 ‘아리랑’ 편입 등 무형문화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은 요즘, 일반인에 우리 전통과 유산을 소개하는 중요한 전시를 이렇게 허술하게 준비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전시는 12월 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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