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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우는 작품 웃는 노래 유료
... 끼어 들어가는 걸 염두에 뒀는데, 메인작가로 지명된 건 실로 놀라 자빠질 일이었다. 본관 4층 건물 안에 전시초대될 경우 편의상 메인작가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가로.세로 9m의 널찍한 공간을 배정받은 날부터 무섭게 작업에 돌입했다. 비엔날레는 매우 독특하다. 일반 화랑 전시나 각종 아트페어(Art Fair)와 달리 그림을 사고파는 상업성이 배제되기 때문에 작가의 역량과 ... -
[ 시(詩)가 있는 아침 ] - '님' 유료
... 우주 사람 짐승 풀벌레 흙 물 공기 바람 태양과 달과 별이 다 함께 지어놓은 밥 아침 저녁 밥그릇 앞에 모든 님 내게 오신다 하소서 손님 오시거든 마루 끝에서 문간까지 마음에 능라비단도 널찍이 펼치소서 아침 풀밭…. 광대나물꽃 곁에서는 광대나물꽃 향기가 나고, 꽃마리꽃 곁에서는 꽃마리꽃 향기가 난다. 금창초꽃 곁에서는 금창초꽃 향기가 나고, 별꽃 곁에서는 하르르 웃는 별들의 숨소리가 ... -
[삶과 문화] 감독이 시나리오도 씁니까 유료
... 가지고 여기저기 떠돌 듯이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커피숍 한 구석에 앉아 노트북을 켜놓고 오후내내 작업하다 주인의 눈치가 보이면 슬그머니 커피 한잔을 더 시키면서 버틴 적도 있고, 널찍한 관공서 로비의 소파에 앉아 오가는 민원인들을 바라보며 작업한 적도 있으며, 비오는 날 한강 둔치에 차를 세워놓고 빗물 흘러내리는 창문을 바라보며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제 와 ... -
[ 시(詩)가 있는 아침 ] -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유료
-김명리(1959~)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부분 앗!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은둔하는 하루살이들이 개미 떼들이 바위 속을 온통 하얗게 누비고 있다 그들의 하루 일과는 바위 속으로 널찍한 신작로를 내는 일 봄이 다 가기 전에 그들의 대지에 또 한 그루 망개나무를 심는 일 해 넘어가기 전에 불멸의 식탁을 마련하는 일 인간은 불멸을 믿지 않는 만큼이나 불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