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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칼럼

  • [<!HS>송호근<!HE> <!HS>칼럼<!HE>] 항모와 미사일 사이, 국가는 없다
    [송호근 칼럼] 항모와 미사일 사이, 국가는 없다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1876년 정월, 왜(倭) 함대가 강화도로 밀려왔다. 조선 조정은 그게 뭔지 몰랐다. “검은 연기를 뿜으며 화륜선이 일렬종대로 올라갔습니다. 기러기처럼 빨라 곧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초병들의 보고를 받고 조정은 쩔쩔맸다. 한반도의 운명은 그렇게 시작됐고 지금껏 그렇다. 벚꽃 피는 계절에 인간이 만든 온갖 쇠붙이...
  • [<!HS>송호근<!HE> <!HS>칼럼<!HE>] 적폐(積弊)와 척사(斥邪)
    [송호근 칼럼] 적폐(積弊)와 척사(斥邪)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적폐'라는 낯선 언어를 정치권에 처음 유입한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지금은 의미가 산산조각 난 '원칙과 신뢰'를 현판으로 내걸고 4대 부문 개혁에 시동을 걸었을 때 바로 그 적폐 청산이 출현했다. 적폐 청산의 대상은 무차별로 확장돼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주술적 축문을 낳았고, 급기야 영혼의 영역에도 뻗쳤...
  • [<!HS>송호근<!HE> <!HS>칼럼<!HE>] 재벌,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
    [송호근 칼럼] 재벌,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봄볕이 따사했던 지난 14일, KT가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가 평창 인근 도로를 달렸다. 자율주행 드론이 그 버스를 추적해 탑승객에게 물품을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황창규 회장이 주도하는 '기가혁명'의 작은 기적이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선은 삼성동에 쏠렸다. KT의 화려한 부활, 아니 4차 산...
  • [<!HS>송호근<!HE> <!HS>칼럼<!HE>] 어쨌든 뒤끝 정치
    [송호근 칼럼] 어쨌든 뒤끝 정치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긴 겨울이었다. 아슬아슬했다. 기세등등한 촛불 행진에 숨죽였던 기성세대가 일대 궐기해 서울광장을 태극기 물결로 덮었다. 혁명과 반혁명의 시위대가 서울 도심을 교란한 것은 해방 공간 신탁 찬반 세력이 맞붙은 이후 처음일 것이다. 태극기 부대 역시 민주와 법치를 외쳤는데 광화문광장에서 울려퍼진 시민주권과 뒤섞여 대한민국...
  • [<!HS>송호근<!HE> <!HS>칼럼<!HE>] 무서운 아이들
    [송호근 칼럼] 무서운 아이들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1990년대 말, 대학원 수업에서의 일이다. 독일의 사상가 니체(Nietzsche)의 인간학적 관심이 주제였다. 지금은 사십대 초반쯤 됐을 학생이 현학적으로 말했다. “걔는 계몽 속에 내재한 모순을 파고들었는데….” 그 다음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걔는 누구인가?” 당황한 표정으로 교수가 물었다. “니체죠.”...
  • [<!HS>송호근<!HE> <!HS>칼럼<!HE>] 한강을 건너며
    [송호근 칼럼] 한강을 건너며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한강을 걸어서 건넌 기억이 아득하다. 차로 달리니 순식간에 스칠 뿐이다. 강변 사람들에게 그 풍경은 1억원짜리 뷰다. 본래 한강은 정치적이었다. 무학대사가 점지한 '한수 북(漢水 北) 천도'에 정도전은 시대 교체라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대 교체는 연호를 바꾸는 것, 통치 양식과 시간의 무늬를 다시 그리는 것을 ...
  • [<!HS>송호근<!HE> <!HS>칼럼<!HE>] 조공의 재구성
    [송호근 칼럼] 조공의 재구성 송호근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화이(華夷)질서의 핵심은 조공이었다. 가장 열성적 조공국은 오키나와(琉球)였고, 조선이 다음이었다. 조공에 소홀하면 괘씸죄를 징벌하러 군대가 온다. 정조 연간의 괴짜 박지원이 8촌 종형에게 빌붙어 말꼬리를 잡고 압록강을 건넜다. 건륭제 칠순 잔치를 축하하는 긴 행렬이었다. 1년에 30여 회를 갔으니 나라 곳간이 축...
  • [<!HS>송호근<!HE> <!HS>칼럼<!HE>] 노년의 양식
    [송호근 칼럼] 노년의 양식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따뜻한 겨울은 좀 낯설다. 얼음이 꽝꽝 얼고 북서풍이 매섭게 몰아쳐야 겨울 맛이 난다. 두툼한 외투 속에 언 마음을 녹이고 싶다. 보온하고 싶은 상처가 어디 하나둘인가. 새해 벽두, 덕담 속에 온기를 느끼고 싶었으나 대통령이 뜬금없는 변명을 쏟아내는 바람에 시름이 더 깊어졌다. 안 그래도 마음 상처가 욱신거리는데, 대통령이 고...
  • [<!HS>송호근<!HE> <!HS>칼럼<!HE>] '난 몰라' 공화국
    [송호근 칼럼] '난 몰라' 공화국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했다. 살처분된 닭이 벌써 2500만 마리에 이른다. 계란대란 때문에 달걀 없는 해장국을 팔아야 할 형편이고, 치킨집과 치맥집이 속속 문을 닫는다. 국가 기능을 마비시킨 최순실 게이트가 양계장, 식당, 치킨 체인점, 서민 밥상에도 한파를 몰고 왔다. 시베리아와 아무르강 타이가숲에서 이륙한 철새...
  • [<!HS>송호근<!HE> <!HS>칼럼<!HE>] '환국열차', 출발하다
    [송호근 칼럼] '환국열차', 출발하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문법에 무지했던 대통령의 '군주의 시간'을 중단시켰다. 청와대, 그 적막한 관저에 대통령을 위리안치했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직업과 계층이 다른 이질적 시민이 한 몸이 됐던 것은 정치의 최상위 명제인 도덕정치와 신뢰를 목말라한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인식공간에는 덕치(德治) 개념이 전혀 발견되지...
  • [<!HS>송호근<!HE> <!HS>칼럼<!HE>] 가보지 않은 길
    [송호근 칼럼] 가보지 않은 길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트랙터를 몰고 상경한 '전봉준 투쟁단'은 양재IC에서 멈췄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광화문, 시민항쟁단은 청운동에서 막혔다. 청와대가 코앞이었다. 관군과 항쟁군은 국가기강을 문란케 한 통치자와 횡포 무리를 척결하라는 광장의 외침에는 한편이었지만 직역이 달랐을 뿐이다. 122년 전 가을, 한양으로 진격하던 동학군은 안성 부근에서 관...
  • [<!HS>송호근<!HE> <!HS>칼럼<!HE>] 촛불 이후
    [송호근 칼럼] 촛불 이후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촛불의 물결은 장관이었다. 무너진 심정을 부여잡은 사람들이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생면부지 사람들 간에 잊었던 동지애가 흘렀다. 그 공감의 전파는 함성을 타고 전국으로 퍼졌다. 인파에 밀려 광장 중심부로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골목길을 돌며 구호를 외쳤는데, 증발된 자존감이 다시 생성되는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청소년 악대가 지...
  • [<!HS>송호근<!HE> <!HS>칼럼<!HE>] 곡성
    [송호근 칼럼] 곡성 송호근 서울대 교수 · 사회학 멍한 시간이 속절없이 지나갔다. 정신을 수습하려 애써봤지만 헛된 일이었다. 생기가 빨린 육신은 궤도를 이탈했다. 일상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동료들도 그랬다. 마음의 중추신경이 훼손되면 일어나지 못한다. 지난주, 전 국민이 그런 상태였다. 주술에 걸린 가(假)수면 상태.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를 ...
  • [<!HS>송호근<!HE> <!HS>칼럼<!HE>] 훈육사회를 환영함
    [송호근 칼럼] 훈육사회를 환영함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1985년 미국 보스턴, 이상한 논쟁이 벌어졌다. 자동차 좌석벨트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두고 인권침해 반론이 비등했다. 생명은 나의 것, 벨트 착용 여부는 자신이 결정한다는 논지였다. 결국 의무 착용으로 끝났는데 군부 통치에 길들여진 후진국 청년에게는 쓸모없는 낭비로 보였다. 그게 자율사회의 저력임을 훗날에야 깨달았다. 요...
  • [<!HS>송호근<!HE> <!HS>칼럼<!HE>] 권익위 오랏줄에 묶인 '창조한국'
    [송호근 칼럼] 권익위 오랏줄에 묶인 '창조한국'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 7일째, 한국인은 단군 이래 최고 속도로 구태를 벗어던졌다. 상식적 질서가 도래했다. 흥겹고 유쾌하다. 가중된 자기 검열과 감시는 가치 있는 시련이다. 상층부의 암거래를 응징하라는 서민의 정당한 요구가 일으킨 지진은 이제 신분 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부패 고리가 끊어질 것...
  • [<!HS>송호근<!HE> <!HS>칼럼<!HE>] 지진 났어요, 그리 아세요
    [송호근 칼럼] 지진 났어요, 그리 아세요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땅 밑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96분이 지난 시점에서 기상청 과장이 한 브리핑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는 안심성 발언을 공포에 질린 국민이 어찌 믿을 수 있는가. 기상청장이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뒤늦게 수정은 했다. 국민 안전을 총괄하는 안전처 책임자는...
  • [<!HS>송호근<!HE> <!HS>칼럼<!HE>] 개성상인이 사는 법
    [송호근 칼럼] 개성상인이 사는 법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가을이 시작된 9월 초 아침, 청명한 소식이 들렸다. 무더운 여름의 기억과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한 방에 날린 신선한 쾌척이었다. 암행어사 격인 특별감찰관이 되려 오랏줄을 받는 막장 드라마, 거부(巨富) 수석이 쌓은 성곽의 뒷얘기가 정상인의 뇌를 가시넝쿨처럼 휘감아 어지럽던 차였다. 절대절망이라 할지, 정권 말기 현상이라 할...
  • [<!HS>송호근<!HE> <!HS>칼럼<!HE>] 감동을 찾아서
    [송호근 칼럼] 감동을 찾아서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덥다. 너무 덥다. 더위를 피할 겸 홀로 카페에 앉았다가 흑! 눈물이 났다. TV에서 흘러나온 애국가 때문이었을 거다. 아니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젊은 선수의 눈에 눈물이 비쳤기 때문이다. 태릉선수촌에서 보낸 혹독한 시간과, 젊은 욕망을 오직 메달에 투사시킨 집념의 끝이 그 눈물 속에 있었다. 남성호르몬이 잦아들어 괜한 ...
  • [<!HS>송호근<!HE> <!HS>칼럼<!HE>] 한국 청년 잔혹사
    [송호근 칼럼] 한국 청년 잔혹사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불볕더위가 점령한 도심은 적막하다. 휴가를 갈 수 있는 사람은 떠났다. 비행기로, 기차로, 승용차로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 점지해둔 힐링의 마을을 향해 떠났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격무에 시달리던 심신을 유혹한 어느 광고 카피처럼 몇 장의 신용카드와 휴가비를 단단히 챙겨 넣고 떠났다.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삼복더위...
  • [<!HS>송호근<!HE> <!HS>칼럼<!HE>] 비무장지대에 관한 공상
    [송호근 칼럼] 비무장지대에 관한 공상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 싱그러운 나뭇잎도 집어삼킬 듯한 삼복더위에 비무장지대가 생각난 건 젊은 시절 목격했던 장엄한 풍경 때문이었을 거다. 장교 임관 후 견학차 갔던 전방 철책에 마침 비가 내려 남북을 가르는 협곡엔 안개가 자욱했다. 운무 사이로 간간이 얼굴을 드러낸 북녘 산 정상에 가끔 백마 탄 여자 인민군 사령관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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