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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 [<!HS>삶의<!HE> <!HS>향기<!HE>] 드레스 코드
    [삶의 향기] 드레스 코드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얼마 전 한 미국 대학의 졸업식에 초청을 받았다. 초청장에서 유난히 나의 눈길을 끈 것은 복장에 대한 안내였다. 가든파티나 교회에 갈 때처럼 편안하게 입고 오란다. 미국 사람들이 어떤 복장으로 그런 장소에 참석하는지 잘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입으려 했던 딱딱한 정장은 아니라는 뜻이리라. 만약 드레스 코드를 모르고 그냥 갔더라면...
  • [<!HS>삶의<!HE> <!HS>향기<!HE>] 고흐의 속삭임, 침묵의 메아리
    [삶의 향기] 고흐의 속삭임, 침묵의 메아리 전수경 화가 통화를 마쳤지만 전화를 끊지 말라 했다. 후드득 후드득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빗소리 때문이다. 친구는 숨죽인 채 그의 우산을 두드리는 소리를 그대로 담아 주었다. 전화기로 들려준 그의 메시지보다 그 곁의 빗방울 부딪는 소리가 더 듣기 좋았다. 나는 한동안 우리가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잊은 채 단조롭게 반복되는 음향에 모든 의식을 내 맡겼다. 복...
  • [<!HS>삶의<!HE> <!HS>향기<!HE>] 정우성의 말하기를 배워라
    [삶의 향기] 정우성의 말하기를 배워라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밤샘토론 앵커 80년 전통의 설렁탕 집에서 깍두기가 사라졌다. 이거 실화 맞다. 오랜만에 찾아간 노포(老鋪)의 탁자 위엔 배추김치 항아리만 덜렁 놓여 있었다. 국에 만 밥을 신김치 얹어 후루룩 넘기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깍두기의 부재를 내내 아쉬워했다. “무가 너무 비싸서 깍두기 못 담그셨나 봐요.” 망설임 끝에 건넨 말에 주인...
  • [<!HS>삶의<!HE> <!HS>향기<!HE>] 긴 호흡
    [삶의 향기] 긴 호흡 이건용 작곡가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역사의 흐름이 실감되는 요즈음이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70년이라는 긴 시간을 떠올리는 이가 나뿐만 아니리라. 작년 말까지도 거친 말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핵 단추를 누르니 마느니 하던 두 사람이었다. 그때 나는 일생 처음 한반도에서 전쟁, 그것도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
  • [<!HS>삶의<!HE> <!HS>향기<!HE>] 아마추어를 위하여
    [삶의 향기] 아마추어를 위하여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창가에 방치했던 나무 의자의 틈새가 흉하게 갈라지고 칠도 벗겨졌다. 햇빛에 지나치게 노출된 탓이리라. 눈에 거슬리면서도 어찌할 방도를 찾지 못했다. 버리자니 아깝고 고치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그러던 차에 우연히 듣게 된 친구의 셀프 인테리어 무용담. 어렵지 않으니 일단 해 보라나.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직접 사포질을 하고 칠...
  • [<!HS>삶의<!HE> <!HS>향기<!HE>] 등
    [삶의 향기] 등 전수경 화가 속 터진다. 하찮은 가려움인데 송곳으로 찌르는 통증보다 더하다. 내 것인데도 보이지 않고 손이 닿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다. 등에서 일어난 일은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해도 시원하지 않다. 곁의 사람에게 부탁하면 엉뚱한 곳까지 긁어버린다. 결국 덧나서 병원에 다녀왔다. 깨알 같은 뾰루지이지만 넓적한 밴드를 붙여주더라. 결국 더 넓은 면...
  • [<!HS>삶의<!HE> <!HS>향기<!HE>] 단지 그들이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삶의 향기] 단지 그들이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밤샘토론 앵커 '밥 잘 사주는 건 모르겠으나 무지 예쁜 누나'인 미국 여배우 메건 마클이 영국 해리 왕자의 배필이 됐다. 왕실 결혼식에 으레 따라붙던 '동화 같은'이란 말 대신 이번엔 '파격'이란 평이 넘쳐났다. 신부가 신랑보다 세 살 더 많다는 건 얘깃거리도 안됐다. 평소 “페미니스트인 게 자랑스럽다”던 메건은 신랑에게 복종...
  • [<!HS>삶의<!HE> <!HS>향기<!HE>] 마이크는 비겁하다
    [삶의 향기] 마이크는 비겁하다 이건용 작곡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열흘쯤 전 일요일 오후 한 시, 나는 덕수궁 옆에 있는 성공회 교회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햇빛 속에서 차를 마시며 담화하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날은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노래 소음 때문에 망쳤다. 옆 사람과 대화가 힘들 정도, 노래방 안에서 듣는 음악 정도랄까. 서...
  • [<!HS>삶의<!HE> <!HS>향기<!HE>] 청년 바흐와 취업 전쟁
    [삶의 향기] 청년 바흐와 취업 전쟁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시대와 평화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청년들은 암울하기만 하다.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청년들이 처한 상황은 왜 이렇게 더 나빠져만 갈까. 출구가 없는 미로 같은 현실은 청년들 사이의 유행어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헬조선' 'n포 시대'가 ...
  • [<!HS>삶의<!HE> <!HS>향기<!HE>] 인디언 옐로, 노란색의 혁명
    [삶의 향기] 인디언 옐로, 노란색의 혁명 전수경 화가 빗물에 반짝이는 노란색이 눈을 환하게 했다. 따다가 입에 넣으면 향긋한 즙이 식도를 적실 것만 같았다. 작업실 앞 아스팔트의 갈라진 틈에 한 송이 민들레가 피었다. 톱니 같은 노란 이파리들이 꽃 대롱 끝에 애처롭게 매달려 있었다. 하마터면 밟을 뻔했다. 봄이 몰래 오듯이 민들레도 내 관심 밖에서 여름을 나려 했었나 보다. 이 작은 발밑의 존재...
  • [<!HS>삶의<!HE> <!HS>향기<!HE>] 아부의 기술
    [삶의 향기] 아부의 기술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밤샘토론 앵커 “정말 동안이시네요. 제 또래인 줄 알고 하마터면 결례할 뻔했어요.” 딱 보기에도 손위인 분들을 처음 만나면 종종 건네는 말이다. 십중팔구 파안대소하며 “말도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럴 땐 짐짓 한마디를 더 보태곤 한다. “제가 기자 출신이라 팩트 아닌 얘긴 절대 못 하거든요.” 원래부터 이리 실없는 사람...
  • [<!HS>삶의<!HE> <!HS>향기<!HE>] 바람이 하는 대답
    [삶의 향기] 바람이 하는 대답 이건용 작곡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회의 중에 물컵을 던져도 되는 줄, 연습을 시키다가 악보를 내동댕이쳐도 되는 줄, 학생들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려도 되는 줄 알았다. 어떤 불같은 성미의 CEO는 부하의 정강이를 구둣발로 차기도 했다. 몹시 고통스러운 이 폭행을 '쪼인트깐다'고 하는데 그는 그 집념...
  • [<!HS>삶의<!HE> <!HS>향기<!HE>] 음악 과잉 사회
    [삶의 향기] 음악 과잉 사회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의 가장 큰 장점은 늘 젊은 청춘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애로사항이 전혀 없지는 않다. 세대 차이라고 해야 할까.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보다 유튜브를 검색하는 것이야 그렇다고 해도, 공부를 한다면서 소란한 카페를 간다니. 예전에는 시험기간이 ...
  • [<!HS>삶의<!HE> <!HS>향기<!HE>] 벚꽃이 피고 졌다
    [삶의 향기] 벚꽃이 피고 졌다 전수경 화가 팡 팡 팡, 팝콘 터지는 소리. 극장표를 쥐고 남자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갈 때마다 들었다. 콘이 유리상자 속에서 뻥튀기로 변신하고 고소한 냄새로 매번 설레게 했다. 그 소리를 듣고 그 냄새를 맡아 본지 한참이다. 벚꽃은 팝콘처럼 터지듯 핀다. 올해도 그랬다. 하지만 나는 그 나무 그늘 아래로 스미는 봄 햇살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그 흰 터널...
  • [<!HS>삶의<!HE> <!HS>향기<!HE>] 역사란 죽은 자들에 대해 꾸며낸 거짓말?
    [삶의 향기] 역사란 죽은 자들에 대해 꾸며낸 거짓말?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밤샘토론 앵커 기척도 없이 활짝 피어 버린 봄꽃이 나를 슬프게 한다. 꽃이 핀 걸 보며 꽃이 질 것을 미리 헤아려 울적해 하는 건 나만의 괴이한 심사일까. 만나자 이별이라더니 특히나 올봄엔 고운 모습을 채 뽐낼 겨를도 없이 비바람에 분분히 떨어져 쌓인 꽃잎들이 애처롭다. 숱한 봄꽃 중 유독 낙화조차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게 ...
  • [<!HS>삶의<!HE> <!HS>향기<!HE>] 강함과 약함
    [삶의 향기] 강함과 약함 이건용 작곡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물이 어떻게 나와요?” 작은 아이가 옆에서 물었다. 아이는 수영복을 다 입고 이제 샤워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걸 누르면 돼.” 나는 손바닥으로 십여초 간 물이 나오는 자폐밸브를 눌러 보여주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밸브를 누르고 샤워를 했다. 그때 알았다. 아이에게는 그 장치가 너무 높이...
  • [<!HS>삶의<!HE> <!HS>향기<!HE>] 막장과 희망
    [삶의 향기] 막장과 희망 고선희 방송작가·서울예대 교수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문화예술계와 정계와 심지어 교육계까지, 아직 의혹 상태인 경우도 있지만 연이어 드러난 권력형 비리와 추행은 대다수 평범한 시민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 숨 쉴 틈 없게 자극적인 장면들로 이어지는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욕하면서도 묘하게 중독된다는 '막장드라마'는 2000년대 후반 '조강지...
  • [<!HS>삶의<!HE> <!HS>향기<!HE>] 미모사와 미투
    [삶의 향기] 미모사와 미투 전수경 화가 죄스럽다. 예뻐 보여 좋아서 만졌을 뿐인데 이내 움츠리는 미모사. 작업실 베란다에 겨우내 묵혀둔 화분에 미모사 가지가 세 가닥 돋았다. 가는 붓으로 점들을 찍은 듯한 초록 이파리들이 거기에 촘촘히 매달렸다. 이제 두꺼운 옷들을 개켜 넣고 새 옷을 챙겨야겠다. 빨래도 해야지. 이번 봄은 소스라치는 미모사 때문에 무안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연초...
  • [<!HS>삶의<!HE> <!HS>향기<!HE>] '효리네'를 보면 우울하다는 당신께
    [삶의 향기] '효리네'를 보면 우울하다는 당신께 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 밤샘토론 앵커 '효리네 민박'이 모두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건 아니다. 푸르른 섬마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흡사 소꿉놀이하듯 사는 그네들 결혼생활을 보고 있자면 울컥 화가 치민다는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여전히 눈만 마주쳐도 함박웃음이 절로 터지는 두 사랑꾼의 모습이 이 땅의 숱한 '현실 부부'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
  • [<!HS>삶의<!HE> <!HS>향기<!HE>] 봄의 제전
    [삶의 향기] 봄의 제전 민은기 서울대 교수·음악학 마침내 봄이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길었던 탓일까. 봄이 올 것이라는 기대마저 포기했는데. 자연이 일하는 바는 오묘한 데가 있다. 그래서 시인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오는” 봄이라고 했나 보다. 다가온 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쌀쌀한 바람은 아직도 외투와의 이별을 힘들게 하지만 그 바람 속에도 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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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