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독감 대유행 … 지구촌이 콜록콜록

[중앙선데이] 입력 2018.01.28 01:00

지구촌이 지독한 독감을 앓고 있다.
 
27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동아시아·북미·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독감 유병률이 30%를 넘는 국가가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모로코·알제리·이집트·소말리아·케냐 등 아프리카까지 고루 걸쳐 있다.
 
미국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이후 최악의 독감 사태를 맞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독감으로 숨진 어린이가 최소 37명에 달한다. 병원 방문 환자 중 6.6%가 독감 증상을 보여 2009년(7.7%)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영국도 2010∼2011년 독감 유행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올겨울 독감 사망자는 155명으로, 전년의 3배 수준이다. 이 중 35명이 최근 1주일 새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독감 사망자(11명)의 3배가 넘는다.
 
일본은 지난 15∼21일 1개 의료기관당 독감 환자 수가 51.93명을 기록했다.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많다. 이 기간 일본 전역에서 독감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283만 명에 달한다. 일주일 전(8~14일)에 비해 112만 명(65.4%)이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은 의료기관당 독감 환자 수가 30명을 넘으면 경보를 발령해 유행 사실을 알리는데 올해는 그 기준치를 훌쩍 넘었다. 독감 확산에 학교 7536곳이 휴교했다. 일본 보건당국은 독감 유행 이유로 A형과 B형 독감이 함께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이번 독감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더 지독하다고 분석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겨울 독감 감염자는 지난 3년 평균에 비해 71%나 늘었다. 올해 중국을 강타한 B형 독감 환자가 병원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병원 복도에서 밤을 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독감 증가세는 꺾였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12월 1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가 1월 첫째 주 72.1명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다 셋째 주(14~21일)에는 59.6명으로 감소했지만, 모든 연령을 통틀어 가장 발생 비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개학한 대구지역에선 228개 초등학교 중 74개 학교에서 141명이 독감으로 결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와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찾아가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 달라”고 강조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