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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빈민가의 기적’일군 한인 엘리트 청년들

비영리 교육기관 12+의 레이몬드 전(왼쪽 다섯째)씨가 스탠리 웡(왼쪽 둘째?중국계), 에이브러햄 권(왼쪽 셋째)씨, 자원봉사대학생, 학생들과 지난해 켄싱턴 보건과학 아카데미 졸업식에서 포즈를 취했다.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 출신 한·중 청년들이 대도시 필라델피아의 빈민 지역에서 ‘작은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 아이비리그 펜실베이니아대(이하 유펜) 출신의 레이몬드 전(26·프리메드·심리학)과 에이브러햄 권(26·법대)씨, 럿거스 뉴저지주립대 출신의 미리엄 김(30·스페인어)씨, 그리고 중국계인 크리스 황(26·유펜 학부, 제퍼슨 의대)과 스탠리 웡(28·유펜 법대)씨 등 7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의사·금융전문가 등 화려한 직업을 포기하고 빈민 학생들을 위한 비영리 교육기관 ‘12+’(12플러스)를 세워 체념과 절망에 익숙해 있던 청소년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빛을 던져줬다. ‘12+’는 학생들이 12학년(고교 졸업) 이후에도 계속 교육을 받게하자는 취지로 만든 이름이다.

 12+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전씨는 “대학 시절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난 학생들이 잠재력이 있는데도 대학 진학은 시도조차 않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씨 등은 먼저 필라델피아의 고교 가운데 2010~2011학년도 대학 진학률이 11%로 가장 낮은 켄싱턴 보건과학 아카데미(KHSA) 12학년생 9명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 학교는 흑인이 55%, 히스패닉이 30%이며 전교생의 99%가 무료 급식 대상자일 정도로 절대 다수가 저소득층이다. 총기·마약 등 각종 사고도 빈발했다. 유펜 한인대학생들이 자원멘토로 동참했다. 1대1 멘토십으로 열정을 쏟은 결과 1년도 안 돼 기적이 일어났다. 첫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9명 전원이 대학에 입학했다. 2011~2012학년도에는 25명을 가르쳐 이 중 24명이 진학했다. 학교 측은 올 가을부터는 이 프로그램을 9~12학년생 450명 전원에게 확대키로 했다.

 유펜 경영대(와튼스쿨) 출신의 중국계 카니 리우(26), 역시 유펜 와튼스쿨을 졸업한 박현열(23)씨가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박씨는 대학 졸업 후 맨해튼 의 금융컨설팅사 올리버와이먼에서 일하다 지난달 12+에 합류했다.

 12+프로그램을 시작할 땐 난관도 많았다. 켄싱턴 아카데미 측은 청년들의 뜻을 믿어 주지 않았고, 학생들도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다.

 그러나 멘토십과 SAT 교육 등 진심에서 우러나온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12+의 도움으로 올해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대에 진학한 쿼람 킹은 “가족 중 대학에 간 건 내가 처음”이라며 “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12+로 인해 삶 자체가 바뀌었다”고 기뻐했다. 이 학교 제임스 윌리엄스 교장은 “12+는 하늘이 준 선물”이라 고 말했다.

12+는 학교 측의 허가를 받아 올 가을부터 이 학교의 창고를 개조해 ‘플러스 센터’라는 대학진학 정보센터를 마련했다. 박씨는 “허름했던 창고가 희망을 주는 센터로 변한 것과 같이, 낙오자라고 여겨 오던 이 학교 학생들이 꿈을 가지게 된 것 자체가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뉴욕중앙일보=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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