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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4개국 강력범죄 분석해보니 … 부끄러운 살인 6위

경기도 안양에서 납치·살해된 혜진·예슬양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2008년 초. 우리 사회의 관심은 온통 아동 성범죄 사건에 집중됐다. 당시 최인기 민주당 의원은 휴대전화로 경찰이 유괴된 아이들의 위치를 추적하면 범행을 막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008년 7월 제출한 ‘위치 정보에 관한 개정법률안’은 국회 상임위 캐비닛에 4년 동안이나 묻혀 있었다.

올해 4월 수원 20대 여성 토막 살인 사건(일명 ‘우위안춘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통과됐다. 최 전 의원은 “국회가 흉악 범죄가 발생하면 관련자 문책만 강조할 뿐 치안 정책에는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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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경찰청에선 우위안춘 사건을 계기로 국민안전 정책을 재점검하는 ‘경찰쇄신위원회’가 발족됐다. 전체 21명 중 17명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경찰 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치권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한 위원은 “경찰에서 새로운 대안을 내놔도 법안 상정과 예산을 마련할 정치력이 없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치안 대책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31일 한국경찰연구학회가 2001~2010년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를 분석한 결과 10년 사이 8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간 사건은 지난 10년간 1.8배 정도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강력범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과 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를 포함해 34개국과 비교한 결과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영국 경찰이 2009~2010년 10만 명당 강력범죄 발생률을 국가별로 분석한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34개국 중 살인은 6위, 강간은 11위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살인 33위, 강간은 34위로 안전한 편에 속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치안 대책 마련에 무관심했다. 1992년 14대부터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공약을 보면 강력범죄에 대처할 치안공약은 명맥만 유지되는 수준이었다. 2007년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가 제시한 43개 공약 중 치안에 관한 항목은 ‘폭력 NO, 이제 안심하세요’ ‘세계 어디서나 안전한 한국인’ 등으로 두 항목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대통합민주신당이 내놓은 20대 주요 정책 과제에는 치안 관련 항목이 전무했다.

울산대 이창한(경찰행정학) 교수는 “14대부터 17대 대선까지 치안 공약은 핵심 공약에서 밀려났고 매번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 인사들과 치안 책임자 간 원활한 소통이 강력범죄를 줄이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경찰연구학회 이창무 회장(50·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은 “선진국일수록 외국인 범죄 등 치안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정치권과 치안 책임자 간 소통이 중요하다”며 “한발 더 나아가 국회에서 치안 전문가를 양성해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 근절 프로그램 등 치안 정책을 비중 있는 공약으로 제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찰연구학회는 1일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대통령 선거의 치안공약’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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