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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도 불국사가 있답니다

강남구 일원동 대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불국사. 빌딩 숲을 20분만 벗어나면 경주 불국사 부럽지 않은 ‘부처의 나라’를 만날 수 있다.

좁은 어깨, 큰 머리가 우스꽝스럽지만 중생의 질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불.
‘불국사(佛國寺)’ 하면 많은 사람이 석가탑과 다보탑이 있는 경주 불국사를 떠올린다. 그런데 불국사가 서울에도 있다. 그것도 강남구 대모산 중턱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지하철 3호선 일원역에서 나와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 단지 뒤쪽으로 10여 분쯤 걸어가자 대모산 입구에 도착했다. 대모산(293m)은 등산로가 가파르지 않아 도심 속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20분 정도 걸어 숨이 턱에 차오를 무렵 약수터가 등산객을 반긴다. 찬 물을 한 모금 들이켜면 그제야 풍경(風磬·종)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약수터 뒤 11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불국사가 있다. 법당을 가운데 두고 왼쪽엔 5층 석탑이, 오른쪽엔 삼성각(三聖閣)이 있다. 부처의 제자 아라한을 모신 나한전(羅漢殿)은 왼쪽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약사보전(藥師寶殿)이라 적힌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80㎝ 크기의 작은 불상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크고 어깨가 좁아 마치 만화 캐릭터를 보는 듯하다. 이 불상의 정식 명칭은 ‘일원동불국사석물좌상’으로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6호로 등록돼 있다.

 이곳 불국사는 고려 공민왕 때 승려 진정국사(眞靜國師)가 1353년 창건했다.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창건된 경주 불국사와 비교하면 600년이나 늦지만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조계사(1396년)보다 유서가 깊다. 30년 동안 대모산 불국사를 다닌 선덕화(64)씨는 “경주에 있는 절이 언제 이쪽으로 옮겼느냐고 묻는 등산객도 꽤 있다”고 말했다.

 주지 법성 스님이 들려주는 창건 설화가 흥미롭다. 절 아랫마을 농부가 밭을 갈다가 땅속에서 돌부처가 나오자 봉은사가 큰 절이니 가라고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하는 수 없이 뒷산에 모시고 있었는데 진정국사가 지금 위치에 절을 짓고 부처님을 봉안했다. 650여 년 전 이야기다.

 약사여래부처를 모셨기 때문에 창건 당시 사찰 이름은 ‘약사절’이었다. 석가모니가 있는 경주 불국사의 법당이 대웅전인 반면 이곳은 약사보전이라 부른다. 법성 스님은 “약사여래는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부처”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약사절이 어떻게 해서 불국사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것일까. 조선 후기 고종이 대모산 남쪽 헌인릉에서 물이 나오자 불국사 주지에게 대책을 물었고, 대모산 동쪽(현 성지 약수터)의 수맥을 차단하면 된다고 했다. 스님의 말대로 하자 물이 새지 않았다. 이를 고맙게 여긴 고종이 불국정토(佛國淨土)를 이루라는 뜻에서 불국사라는 이름을 내렸다.

 절 마당에서 일원동 쪽으로 눈을 돌리면 강남의 높은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라이언(30)은 “높은 빌딩과 이런 오랜 역사를 가진 절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사실 현재 불국사는 온전히 고려시대의 것이 아니다. 6·25 전쟁 때 불에 타 소실되고 불상만 남았고, 1964년 법당을 다시 지었다.

글·사진=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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