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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초기의 서양식 건물 … 덕수궁 돈덕전 평면도 찾았다





사라진 덕수궁 건물 돈덕전(惇德殿)의 평면도가 발견됐다. 돈덕전은 대한제국 초기에 건립된 서양식 건물이다. 현재 진행 중인 덕수궁 복원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

 평면도는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목수현(사진) 박사가 『법규유편(法規類編)』(1908)에서 찾아냈다. 『법규유편』은 대한제국기에 새로 제정된 법규를 모은 책이다. 목수현 박사는 “순종 황제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순종 즉위식이 기록된 제 2권 제2문 규제편에서 돈덕전 평면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도면을 검토한 우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는 “순종 황제가 즉위식을 거행한 장소인 돈덕전의 모습을 알려주는 최초의 평면도로서 대한제국과 덕수궁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돈덕전 평면도. 남북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공간이 나뉜다. 즉위식장과 왕의 공간인 어실(御室)이 동편에, 휴게소와 식당이 서편에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글 표기를 덧붙였다.



 돈덕전은 지금까지 베일에 싸인 공간이었다. 현판 실물, 사진 몇 장과 외국인의 기록 등만 일부 남아있을 뿐이다. 일본 사학자 오다 쇼고의 『덕수궁사』(1938)에는 “2층의 순서양식 건물로 알현소 또는 연회장으로 사용되어 황제는 누누이 외국사신을 본전에서 접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돈덕전에서 순종 황제가 1907년 즉위했다. 순종은 서양식 건물에서 즉위한 처음이자 마지막 황제였다.

 평면도는 순종황제 즉위식을 설명하기 위해 삽입된 도면이다. 따라서 즉위식을 위해 설치된 시설과 황제·신하의 자리 배치 등이 적혀 있다. 우동선 교수는 “남쪽으로 면한 방이 즉위식장으로 쓰였는데, 내부에는 황제의 자리인 어탑(御榻)이 있고 그 밑으로 신하들이 위계에 따라 좌우로 나뉘어 서게 돼 있다”며 “마당에 설치된 분수기(噴水器)나 악실(樂室)은 즉위식을 위한 임시 시설로 보인다”고 말했다.




돈덕전 원경.






1907년 황제에서 물러난 고종이 평복을 입고 돈덕전 2층에 섰다. 한때 아관파천 당시의 모습이라 잘못 알려졌으나 후에 바로잡혔다. 건물 전면에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이화(李花·오얏꽃) 문양이 보인다.

 평면도 남쪽 끝에 외문과 정문이 있고 영국 공사관쪽으로 길이 나 있다. 우 교수는 “지금은 덕수궁 영역과 돈덕전 영역이 합쳐져 있지만 1907년 당시엔 분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며 “덕수궁 담장은 열강과의 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면도가 돈덕전 2층을 나타냈을 것이라 추정했다. 돈덕전은 2층 건물이나 발견된 평면도는 한 장뿐이다. 그는 “왕의 자리는 높은 곳에 있었을 것임을 감안하면 2층이 즉위식장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덕수궁 복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07년경 덕수궁 전체의 평면도 상에는 돈덕전의 영역만 나타나 있는 정도다. 현재 복원 중인 석조전도 구체적인 평면도는 없다. 그러나 내부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원형이 드러났던 것이다.

 문화재청 궁릉문화재과 이재서 사무관은 “돈덕전은 관련 기록이 거의 없어 복원 사업에서 아예 빠져 있었다”며 “평면도가 발견되었으니 돈덕전 복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돈덕전=돈덕(惇德)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덕 있는 이를 도탑게 하여 어진 이를 믿는다(惇德允元)”는 글귀에서 나왔다. 돈덕전은 현재 덕수궁 권역의 북서쪽 모서리, 석조전 뒤편에 위치해 있었다. 1901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앞선 시기의 양관 건물이다. 손탁 호텔과 러시아공사관 등을 설계한 우크라이나인 기사 사바친이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 강점기에 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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